주방에서 상록의 희망이 날다
일일호프를 하루 앞 둔
3월 3일 오후 4시!
상록야학 모든 교실에 불이 환히 켜지고
학생 10명, 교사 5명이
일을 분담해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다.
조영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마침 베이컨 모둠고치를 만들고 있었다.
“각자 자리에 앉으시고,
호박이 좀 단단하니
제일 먼저 궤서 자리를 잡게 한 다음에
나머지는 놓인 순서로 궤면 됩니다.”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말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채소를 씻던 정옥자 님이 귀띔을 한다.
“야학에서 고마운 공부를 하면서
갚을 길 없이 배우기만 했더니,
오늘은 우리도 상록야학에서
봉사를 하게 되니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각자 맡은 일에서 손을 놓지 않는 사이
바구니에는 수북하게 내일 팔려갈 재료들이
가지런히 쌓이고 있었다.
벌써 2년 째 일일호프 주방을 맡은
조영심 선생님의 식당준비와 요리솜씨는
일품이었다.
이 모습을
여러 선생님들이 보고 배워
내년에도 더욱 알차게 이어지길 바란다.
특히 조영심 선생님은
전년에 이어 올해도
주방활동 기획내용과 자료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고 있었다.
뒤에 행사를 맡을
선생님이나 우들에게
한 가지라도 도움이 되라는 의미에서다.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일을 하는 선생님들의 봉사활동을 보면서
새싹 돋는 3월의 훈풍을 맞아
상록의 희망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산에 진달래 벌나비 윙윙대며
피어나고 돌아올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고3과 중3은
4월 11일 검정고시가 얼마 남지 않아
땀을 쏟아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부하는데
음식준비가 소란스럽게 느껴지겠지만
함께하지 못한 마음에서인지
조용히 교실에 머물며 수업에 열중해주는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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