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충 동국대역 코스
* 장충단공원
두 번째 코스는
4호선 동국대역에서 내려 올라가며 만나는 장충공원,
국립극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장충단 공원 주변에는
어린이야구장과 테니스장, 롤러스케이트장 등이 있어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인기가 많다.
특히 장충단비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고
인근에 장충체육관과 신라호텔이 있다.
공원 안에는 수표교 다리가 있는데,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를 위해 현재의 장소로 옮겨놓은 것이다.
조선 세종 때 청계천의 수량을 측정하기 위해 지어진 이 다리를
다시 청계천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국가에서
본래자리로 옮기려 한다니
수표교는 이사 다니느라 다리깨나 아프고 고달프겠다.
장충단비는
명성황후가 살해된 을미사변 때 순국한 충신, 열사들을
봄 가을로 제사하기 위해 1900년 대한제국 고종이
‘장충단’이라는 사당을 설치한 데서 장충단공원이 비롯되었다 한다.
그러나 일본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1908년 제사는 중단되었다.
오히려 일본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에게 살해되었을 때
장충단에 이토 히로부미의 사당을 짓고 추모제를 지냈다.
1969년에는 영빈관 내에 있던 장충단비를 수표교 옆으로 옮겼다.
장충단비의 ‘장충단’(奬忠壇)이라는 글씨는
대한제국 순종이 황태자였을 때 쓴 것이다.
비 뒷면에는 일본의 내정간섭을 비판하다 자결한
순국지사 민영환의 글이 새겨져 있다.
장충단 안쪽으로는
경로당과 체육시설, 야외무대 등이 있으며,
사명대사를 비롯하여 이준, 이한응, 유관순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이 공원을 소재로 한 가수 배호의 노래 〈안개 낀 장충단 공원〉도 유명하다.
요즘 정서가 메마른 사람들의 가슴에도 전처럼 안개가 끼였으면 싶다.
장충단 공원은 이렇듯 수많은 역사의 현장을 품에 안고 있으면서도
뭇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채 지나는 산보객들의
심신을 달래는 사색의 공간쯤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상록학교 뜻 있는 여러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의 많은 탐방을 기대해본다.
* 남산국립극장
눈 내린 국립극장 안마당은 그야말로 설경이었다.
우리는 탐방 목적도 잊은 채 눈 맞는 강아지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당에 뒹굴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대었다.
햇살 비쳐드는 나뭇가지 사이로
흰 눈이 녹아내리는 경치는
서울 장안이 아니라 먼 이국에 와있는 것 같았다.
엊저녁 마신 술기운이 한꺼번에 달아나는 듯 상쾌하다.
이곳은 1950년 아시아 최초의 규모로 국립극장으로 설립되었다 한다.
국립극단을 창단하고 그해 4월에
창단공연으로 연극 《원술랑》과 《뇌우》를 무대에 올렸다 한다.
이곳에는 해오름 대극장과 달오름 소극장,
기타 공연 형태에 따라 극을 올리는 별오름극장,
원형 야외무대인 하늘극장 등으로 이루어졌다.
전에 김신기 선생님의 배려로 별오름 극장에서
상록학교 단체 관람을 하기도 했고,
3년여 전에는 판소리 김혜자 선생님 발표회와 더불어
김혜자 선생님께 배워 판소리를 올린 전직교사 이장춘 선생님 공연을
관람하기도 한, 기억에 남는 공간이다.
넓은 주차장과 한적한 위치, 남산을 등에 지고 있는
이곳에서의 관람은 참으로 운치가 있고 낭만이 더불어 넘쳐흐르는 곳이다.
* 남산봉수대
장충공원을 뒤로 하고
가파른 계단을 디디며 산길을 걸어 오르다 보면 주차장이 보인다.
국립극장 앞에서 올라온 차량들이 이곳에서 주차를 하고
남산을 관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주차장이다.
휴게소와 몇 개의 매점이 있다.
이곳을 지나쳐 팔각정으로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남산 봉수대와 만나게 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는
1394년 도읍을 한양으로 옮긴 후 이곳에 봉수대를 설치하였다.
전국의 봉수가 최종적으로
모두 여기에 전달되도록 하여 중앙 봉수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 봉수대는
갑오개혁 다음 해인 1895년까지 거의 500여 년 동안이나 사용되었다.
남산 사방에 5개의 봉수대가 있었다고 하며,
남산의 옛 이름을 따서 목멱산(木覓山)봉수라고 하기도 하고
서울에 있다고 하여 경봉수라고도 하였다.
봉수는 국가적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변방에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경우
그 사실을 신속하게 알려 위급한 사태에 빨리 대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밤에는 불, 낮에는 연기를 이용하였다.
평상시에는 하나,
적이 나타나면 둘,
경계에 접근하면 셋,
경계를 침범하면 넷,
경계에서 적과 아군이 접전 중이면 다섯을
올리도록 하였다.
그래서 봉수대 위치는
서울 동북서 여러 방향이 골고루 관람하거나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눈 덮인 삼각산 아래 청와대 푸른 기가 햇살을 받아 유난히 청아하다.
신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살림살이도
저처럼 청량한 모습이기를 기대하며 다음 코스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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