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수필(隨筆)
속리산 법주사
고 28 배 미 숙
선생님과 여러 선배님들이
새벽길을 달려
속리산 올라가는 길에 법주사에 들렀다.
일주문 고각을 들어서니
왼 편으로 태양을 맞으며
높이 서 있는 미륵불을 볼 수 있었다.
하늘을 떠이고
알 듯 모를 듯
나그네를 미소로 반기는
인자하고 자비로운 몸매에선
방금 씻고 나온 비누향기라도 베어나듯
햇살을 받아 반짝 거린다.
신라 혜공왕 때인
776년 진표율사가
이 금동미륵대불을 처음 지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들어와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수할 때
빼앗기는 수모를 겪는다.
그 후 1996년 붕괴직전에
시멘트로 만들어졌던 불상을
청동으로 재 제작하여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신령한 옷자락의 선이며
미소에서 번져 나오는 인자함,
손끝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감히 범접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경외와 엄숙한 마음으로
절을 돌아보면서
나도 남을 위해
선행을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사찰을 나왔다.
내가 꿈에서나 그리던
어엿한 상록학교
글둥지문학회 동아리 회원이 되어
문학기행을 하고 나니
든든하고 가뿐한 힘이 솟았다.
앞으로 우리 학교에서
많이 배워 행복했고,
무얼 배우더라도
모두 이룰 것 같은
참 보람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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