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소풍에서 후회하는 아빠
고 26회 황 환 호
내 나이 벌써 51세,
어느 새 훌쩍 세월이 흘러버렸다.
오늘 여기 소풍 와서 크게 느낀 게 있다.
지난날 내 아이들에게 못해준 것이 정말 마음 아팠다.
나는 뒤늦은 나이에 어릴 적 못 배운 공부를
이곳 상록야학에서 이루고 있다.
70년대 배우지 못한 나와 같은
여러 학우들과 같이 학창시절로 돌아가
하하호호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덧 중학교 과정도 잘 마치고
고등학교 3학년 공부를 하고 있다.
이곳 상록야학은
정말 어릴 적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바로 그런 곳임에 틀림없다.
선생님 한 분 한 분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심에 감사 또 감사드린다.
우리 상록야학의 장점은
일반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의 유사하게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학 2년 동안에 참석했던
소풍이며, 수학여행, 졸업여행 등은
나의 삶에 큰 행복과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나의 마음 한 구석이 자꾸만 메어오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과 같이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소풍을 왔다.
햇살 고운 날
처음으로 와 보는 서울대공원은
정말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임에 분명하다.
푸른 5월
많은 아이들이 부모 손에 손을 잡고
무등까지 태우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을 보며
이미 훌쩍 커버린 우리 큰애, 작은애를 생각해 본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다정하게 손잡고 놀이공원 한 번 못 와 본 것이
지금 이 순간에 짠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에게는 아빠 엄마와 같이
놀이공원에서 지낸 추억이
아마도 먼 훗날 부모에 대한 큰 사랑으로 남을 텐데!
기영아! 현중아!
아빠가 너희들 어릴 적
놀이공원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오늘은 특이 그렇다.
내 부탁인데
너희들이라도 이 다음 자식들에게만큼은
꼭 다정하게 손잡고 놀이공원에 가서
재미있는 추억 많이 만들어 주기 바란다.
여기 서울대공원에서
이미 다 커버린 너희들 생각에
마음 짠한 아빠지만
그래도 투정한번 없이 반듯하게 자라고 있는
우리 아들들, 아빠와 엄마는 정말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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