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隨筆)- 검정고시 상록야학
구름에 떠있는 인생
고 26회 오 명 숙
넓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갠 걸 보노라면
기분이 아주 좋다.
인생살이를
굴곡 없이 늘 평탄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어왔다.
앞으로도
긍정적 인생 프로그램을 짜고
변하지 않으리라 스케치를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늘도 시샘과 질투를 하는지
난리가 났다.
맑게 개었던 하늘은
어디로 가고 먹장 같은 구름에서
굵은 눈물방울을 토해낸다.
살면서 죄지은 적은 없는지
반성을 해본다.
마침내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고,
내 자신은 이성을 잃고
스케치한 것은 엉망이 되고
다시 스케치를 해야만 한다.
때론 절망과 좌절 속에
주저앉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인생은 돌고 돈다고 그 누가 말을 했든가?
좋은 일이 있으면
궂은일도 있기 마련,
다시 용기를 내어 인생의 프로그램을 짠다.
그러나 어느덧
세월은 젊음을 기다려주지 않고
내 나이 50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마음속에 꼭꼭 숨었던 사연들을
생각해 보면 나를
울렸다 웃기는 굴곡이 드러난다.
인생의 계획을 세워놓고
그대로 되리라 조급하게 서둘러
나를 채찍하면서 살았던 세월이
내 마음을 더 힘들게 한 것만 같다.
한편 어리석게 살았다는 생각도 든다.
때론
내가 공부를 많이 했다면
지혜롭게 살았을 텐데
허황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서 살았다.
아이들을 나름대로 공부시켜
앞길 닦아 놓고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착한 남편 만나 행복하기도 했지만
나의 존재를 잊고 산 것이 허무할 때도 있다.
인제부터라도
숨을 크게 쉬고
날개를 활짝 펴서
나를 사랑하며 살리라 다짐하면서
거울 앞에 서 보니
얼굴에는 주름만 가득히
세월을 말해 주고 있다.
나, 아니 우리 가족 모두는
세상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남을 도우며,
사랑하면서,
아름답게 살아보자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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