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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늙은 병아리들의 소풍-오형순(푸른그루 50)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3-04-24 09:09
조회수: 2788 / 추천수: 691

수필(隨筆)- 검정고시 상록야학

늙은 병아리들의 소풍
고 25회 오 형 순

4월 검정고시 합격통지를 받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소풍을 갔다.

모이기로 한 과천 서울대공원 한 곳에서
상록식구들을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고향 까마귀도 객지에서 만나면 반갑다’고
선생님,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손을 잡고 얼싸안으며 모두들
어린 아이처럼 흥분으로 설레고 있었다.

우리는 반끼리 서로를 알아보고
각 반 선생님들을 따라
돌고래쇼장 앞으로 향했다.

걷고 걸어서 약속장소 나무그늘아래 자리를 잡았다.

각자 싸 온 점심도시락을 펼쳐보니
알록달록 진수성찬이었다.

맛있게 준비한 급우들이 고맙고 행복한 점심식사였다.

잠시 후 총학생회 주최로
스승의 날 행사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고
마음으로 은혜에 보답했다.

가슴이 뭉쿨 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무엇으로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를 고개 숙여 백 번 천 번 감사드린다.

모두들 숙연한 마음을 추스르고
각 반별로 장기자랑이 시작 되었다.

그리고 소풍의 하이라이트 보물찾기가 시작되었다.

여기서 보물 찾았다. 저기서 보물 찾았다.
에이 광이네! 하는 소리가 들리고
또 나는 행운도 못 찾겠다! 하며 포기하고
돌아서는 이도 있었다.

그 모습은 병아리들이
봄나들이 나와 모이를 찾아
낙엽을 헤집는 것 같아 모두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오랜만에 상록식구들과 지낸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아쉬워
아마도 오늘밤 꿈 속에서도 소풍이 이어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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