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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라도 老婆-조재현(65)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3-05-16 07:59
조회수: 3091 / 추천수: 615

시(詩) - 교사(검정고시 상록야학)
마라도 老婆
교사 조 재 현

최남단 마라도에 돌미역 파는 노파(老婆)가 있다.

짧은 처마 밑

짧은 그늘 아래

허리 굽어 작은 몸 쭈그리고 앉았다.

소금기 허옇게 서린 쭈글한 미역이

봉다리 안에서 볕을 맞고 있다.

바다 속 미역 건져 말려

자식들 가르치고 서울로 취직시켰다며

숭숭 빠진 이(齒) 드러내 놓고 누렇게 웃는다.

머리에 허연 소금기 서리는 줄 모르고

살았을 생(生)을

한 봉다리씩 묶어 팔고 있다.

자기 몸 쭈그러지는 줄 모르고

살았을 생(生)을

한 봉다리씩 묶어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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