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 김소영 선생님은
평소 참 열심히도 노력하시는 선생님이구나
느낌이 들어 우러러보던 김소영 선생님을 만났다.
수요일 마지막 시간에 수업을 마치고 나가시던 선생님은
교무실에서 간단히 얘기하자고 했지만
간곡하게 권유해서 팔짱을 끼고 계단을 내려왔다.
늦은 시간 마땅하게 갈 데가 없었다.
순간 이마트 휴게실을 생각해내고 승강기를 탔다.
마감이라 한산한 휴게실에서 도란도란 여쭈어 보았다.
김소영 선생님은 1988년 서울에서 태어난 2녀 중 장녀란다.
어쩐지 듬직한 그 모습!
기자 : 김 선생님 이렇게 늦게 죄송해요.
푸른그루 기자로서 실례를 무릎 쓰고 부탁드렸습니다.
김 : 아니요, 영광입니다.
오히려 제가 선택받은 게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기자 : 선생님은 상록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김 : 예, 경희여중 다닐 때 우연히 둘러보고
대학 1학년 때 인터넷을 검색해서 6월 교사모집에 신청했어요.
대학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4년째입니다.
기자 : 나이도 어리신데 봉사정신이 훌륭하세요.
김 : 처음 어떤 목적 없이 그냥 좋아서 시작했는데 보람도 있어요.
기자 : 봉사하다 힘든 일은 없었나요?
김 : 시작이 순수했고 즐기며 했었고
젊은 패기가 있으니까 잘 따라가고 있는데
개인사정과 수업시간이 겹칠 때가 가장 힘들어요.
기자 : 그러시겠네요.
그럴 때라면 제 생각으로는
선생님을 더 확보해서 부득이할 경우 보완을 하시면…….
김 :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아요.
기자 : 전공은?
김 : 동국대학교 사법대학을 졸업하였고
국어선생님을 꿈꾸고 있습니다.
학과는 역사교육학과였고 복수전공으로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죠.
기자 : 역사와 국어의 만남이 잘 어우러져
수업에 대한 열정이 많으시군요.
왜 국어를 좋아하게 되셨나요?
국어과목도 쉬운 게 아닐 텐데!
김 : 글쎄요. 책읽기를 좋아하고 중학교 때부터
글쓰기 대회에서 상도 타다보니 자신감이 생겨 택한 거 같아요.
기자 : 아 그렇군요.
적성을 일찍 찾으셨군요.
요즘 학생들이 워낙 똑똑하니
선생님 대접받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떠세요?
김 : 네 맞아요.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바로 잡아줘야죠.
어려운 아이들 다독이고, 정신적으로나 지적으로
가장 필요한 시기에 바로 잡아주는 역할도 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자 : 오, 맞습니다.
역사를 전공하셨으니 우리나라의 얼과
국어의 중요성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꼭 일깨워주시기 바랍니다.
훗날 보람이 있을 거 같네요.
김 : 요즘 국사교육을 줄이느니
폐지하느니 신문에 나오는 걸 보면
저도 가슴이 터집니다.
36년 동안 일본에게 학대를 받았고,
서러움을 받으면서도 지켜온
우리나라 얼이고 유산인데
배운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을
그리 무책임하게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의 자존심을 버리는 거나 다름없죠.
기자 : 선생님의 뜻을 존경합니다.
선생님 취미나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김 : 취미는 음악이나 글쓰기입니다.
테니스나 스쿼시를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우선 국어선생으로서 자격증을 따야겠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약자를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기자 : 예 감사합니다.
끝으로 수업을 맡으신 고1에 대해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김 : 최고의 반입니다.
행사참여율이나 학업태도가 적극적이시고,
지금처럼만 유지하신다면 걱정 없을 것 같아요.
고1 여러분 제 수업을 열심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 : 참, 애인은 있으신가요?
김 : 없어요. 나이도 아직 어리고 관심도 없어요.
기자 : 제가 볼 땐 선생님 성격상 차분하고
점잖으신 분이 나타나 선생님 매니저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처녀 때 선머슴아 같았거든요.
김 :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좋겠습니다!
기자 : 감사드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늘 만면에 웃음 가득한 순진무구한 심성이 아이 모습이다.
열정과 자신감을 따라 선생님께 배우는 게 보람으로 남을 것 같다.
환경에 위축되어 늘 자신감 없던 내 시절이 떠오른다.
<기자 : 이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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