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만남,
단 둘이서는 처음이다. 떨린다. 다소 불안하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괜찮아, 둘이면 어때, 할 수 있어...왜 못해...해...
서로 어색하게 눈인사를 나눈다. 멋쩍다.
“저녁은...?”
“...”
“그래도 좀 뭐라도...?”
“...”
“그럼, 끝나고...?”
“...”
“우선 나갈까요?”
“^__^”
아싸, 웃었다. 그래 못할게 뭐람! 아자~
말이 적은 그, 이쪽 저쪽 살핀다, 눈에 잘 띄고 쉽게 떨어지지 않을 자리를 신중히 고른다. 다소 높아 보이는 곳, 있는 힘껏 뛴다, 손끝을 뻗쳐 본다, 토닥거리고 다시 멀찌감치 떨어져 돌아본다. 한숨 고른다. 자연스레 웃음을 흘려 보낸다, 아~좋다.
“고향은..?” “그럼 가족들과 같이..?” “지금은 괜찮아요?” “아, 그랬구나”
아주 짧지만 얘기가 오고 간다. 작업도 제법 손발이 척척 맞는다.
“나이가?” -진작 물어볼걸. “말 놓을께~” ^^
“강아지 키워봤어요?”
드/디/어, 그가 먼저 말을 건넨다. 아~
“당근, 똥개”
이젠 다소 긴 문장까지, 솔솔 얘기가 풀려간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따뜻한 밤공기-더워도 좋아~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향해 가고 우리의 목표량(?)은 절반정도...아~그래도 좋은걸...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호프집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에랏, 미성년자 출입금지 살짝 눈흘기고 들어선다.
끈적거리는 손으로 잔을 쥐고 건배한다. 서로 수고 했다며 머쓱해한다.
안주가 나오자 이젠 본격적으로 풀어낸다, 공부해서 좋다고 지리시간(보자, 보자!)웃느라고 시간다간다고 일자리를 구했다고 예전엔 술 좀 했다고 (그렇다면 언제부터?)...
띵동댕동~지원군의 벨소리, 쭈꾸미가 우릴 부른다, 안갈 수 있나, 꼬신다, 잠깐만 들르자고 그냥 얼굴만 살짝 내비치자고...
또다른 자리, 역시나 더워도 좋아~인가 부다.
얼굴 가득 웃음으로, 붉은 반달 양쪽 볼에 붙이고 우릴 반긴다.
여전히 선선한 바람, 오고 가는 술잔, 하소연과 위로, 웃음소리 흐믓한 미소, 잔소리^^ 쓴소리...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 순간들, 더 오래하고 싶고 더 즐기고 싶은데.. 아~시간아 멈추어다오, 오~체력아 버텨다오~
어케 집에 왔는지, 식구들 북적대는 소리에 부스스 잠이 깨는데,
“이거 뭐냐? 이 검은 봉다리가 뭐야? 먹을 거냐? 아이고, 쉰내!”
아뿔싸, 아...테이프...테이프로 해야지....
“뭐라 잠꼬대여?”
작업은 계속 되어야 한다~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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