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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무료로 가르치는 <상록야학>
-수많은 봉사자의 사명과 사랑으로 가르쳐온 38년 야학의 오랜 역사!-
1976년 개교한 상록야학은 배움을 원하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두고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지금은 나이어린 학생들보다는 6~70년대 개발의 그늘에서 각자 역할을 맡아하며
가정을 이루어 오신 50이 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진 길 마른 길 온갖 인생경험 높이시었으나
정작 제철 놓친 자신의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셨던 배움의 갈증이 많으신 분들이 공부를 하십니다.
상록야학은 지금까지 중학교 39회 입학 ․ 37회 졸업,
고등학교 29회 입학, 27회 졸업 등 개교 38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품은 야학이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주변에서 함께 지켜주고 물심으로 다독여준
여러 지역사회 후원자들과 상록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힘을 모아 이룬 것입니다.
야학에서 어두운 밤 등불을 밝히는 봉사자 39명의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야학수업을 하늘이 준 기회로 여기며 생명처럼 소중하게 받들고 있습니다.
또한 100여 명 학생들은 늦은 밤 몸은 천근만근 피곤하나
초롱초롱한 안광에 수업의 열정 드높게 불태우는 걸 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위로만 바라보던 입학생들이 수많은 졸업생들이 되어
이젠 세상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서 자신감을 갖고 사회를 살아갑니다.
야학을 통하여 떳떳해졌고
이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일원으로 맡은 바 역할들을 알차게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록야학은 소외된 삶 속에 몸부림치다 비로소
전인교육의 터에서 꿈을 펼치고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재성을 찾게 한 곳입니다.
그러나 건물주의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요구는
상록야학 봉사자들을 암담하게 하였습니다.
마침내 그 요구를 피해 낡고 허름한 장소를 찾아 새로 이사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골목으로 들어선 상록야학엔 배우려고 찾는 이가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전에는 회기역 지하철 주변에서 가르쳤지만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 주택가로 야학을 옮기고서 부터입니다.
더구나 현재 어렵사리 울타리를 엮은 이 곳에서 채 보따리를 풀기도 전에,
앞으로 2~3년이면 재개발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다시 공간을 비우기 위해 풀던 보따리를 다시 싸들고 갈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추운 날, 이들을 위한 야학에는 냉기가 돌고 별다른 난방시설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저 석유 몇 통씩 받아다 난로를 켜는데 비싼 연료비 때문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렇게 주택가로 이사를 한 이후, 점차 더해가는
사회의 냉대와 야학의 열악한 환경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많아도.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는 있어도, 건물임대료 마련과
학생모집 광고라도 하고자 하나 재정이 문제입니다.
지금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근근이 몇 푼씩 모아서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이러다 교사, 학생 150명의 의욕이 꺾일까 걱정입니다.
수많은 세월 상록야학은 지역사회가 가슴을 열고 손 내밀어
격려와 응원을 해왔기에 지속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주변 무관심 때문인지
야학에 찾아드는 도움의 발길이 뜸하다고 합니다.
그들 밖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지만, 야학엔 대안 없는 숨소리만 잦아든다고 합니다.
그래도 상록야학은 배움을 찾아 목마름을 달래려 찾아 든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강강히 이어나갈 것입니다.
말라들던 가지에 움이 트고 꽃눈이 맺도록 12월의 매서운 바람과
낮아지는 눈구름을 뚫고 이들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더불어 야학으로 향합니다.
살뜰히 모여 학업의 열기를 지피고 있는 상록야학이
사회의 힘이 되기 위해 촛불의 마지막처럼 활활 타오르도록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상고절(傲霜孤節) 분연히 피어나는 상록 안에서
더 많은 사회의 관심과 격려를 받아 야학을 필요로 하는
마지막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라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배움의 고통은 잠시지만 못 배운 고통은 영원하다고 하는 모토아래
야학이 추구해온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배움을 전해온 곳,
그래서 이런 목적에 부응하기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그 노력과 세웠던 계획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까 걱정이지만,
이런 안타까움 속에서도 그동안 모든 짐 극복하며 상록가족들이
여러 이웃들과 함께 성실하게 가르쳐 크게 이뤄냈습니다.
지난 1976년 개교이래로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 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 고등학교 인문계열의 가르침을 통해 한문, 미술, 음악 등
전인교육의 장으로 터를 닦아 가고 있습니다. 학업 외 활동으로
교지 푸른그루 24호, 학교 신문 130호,
글둥지문학회 문집 19호 등을 발행해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세월 흐르는 강물처럼 더러는 돌아내리기도 하고
더러는 갈라져 흐르고 출렁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3000여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졸업했으며,
상록학교 가족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불우이웃돕기
시낭송회와 20여 차례의 백일장, 수십 차례의 문학기행도 실시하였습니다.
앞으로 상록야학은 이웃 지역주민들의 중심으로 들어가
함께 누리며 주고받는 주체로 거듭 나고자 꿈틀대고 있습니다.
사회 그늘의 어둠을 사르는 상록야학 밝은 빛 속에서 열화(熱火)와 같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끊이지 않는 발전을 기원하면서 미래 상록야학의 모습을 지켜보고자 합니다.
마침내 사회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무료봉사자의
지역사랑과 희생, 헌신의 그 정신, 오랜 토대아래 더욱 발전하고 이어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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