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 남매 어이하라고
소 점 순
어머니
그 먼 곳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도 서럽지도 않으시겠지요?
가신 나이에 다섯, 더 살아온 이 딸이
해마다 가을이 오면 어머니를 불러 생각합니다.
이제 또다시 가을이 깊어갑니다.
열 한 남매 어이하라고 가셔야만 했던 그 시절
그 길이 행여나 눈물이 넘치고 넘쳐서
못 가시고 뒤돌아 오실 줄 알았습니다.
서른 네 번의 가을인데도 아직도
새록새록 보고파하는 이 자식은
언제나 어머님에게는 철부지 아이였겠지요.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어머님 사랑의 크심에 고개 숙여집니다.
데려가신 큰딸과 그 예쁜 막내가 있어
외롭지 않으신지요?
얼마 전에 가신 아버지도
이제는 어머니를 괴롭게 하시진 않을 거예요.
많이 늙으셨잖아요.
새삼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어머니는 더욱 그립고 사무치게 보고 싶습니다.
이 가을에도 눈시울 붉히며 또 한해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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