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최선을 다 하렴'과 연극인들의 삶
한 상 숙
2월 11일 토요일
오늘은 연극을 보러 가기로 한 날.
중학교 어느 후배가 건네준 티켓을 들고 황민주 씨와 교지담당교사님 등 셋이서 대학로로 가게 되었다.
우리는 학교 앞 회기역 홈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을 번갈아 갈아타고 혜화역 1번 출구에 나오니
언덕으로 30미터쯤 부근에 극장이 있었다.
연극 제목은 ‘최선을 다 하렴.'
행복초등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생활을 그린 연극이다.
주제가 단조롭다보니 등장인물도 총 5명이었다.
내용은 행복초등학교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을 여자친구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는 바람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한다면서 말이다.
남학생은 친구처럼 대해주는 학교 기사아저씨께 자기 고민을 말한다.
기사아저씨는 자기가 옛날에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며
"내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나’라는 반성을 하고,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생각을 주문으로 외우며 열심히 하라"
고 일러 준다.
각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감이 생기며 성공한다.
이에 감복한 여학생은 끝내는 좋아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주제는 쉽고 좋았는데,
소극장치고 매우 넓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관객은 극장에 비해 너무 적어 썰렁 했다.
초등학교가 개학을 해서인지. 그래도 배우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표를 얻어 간 우리는 얼마 안 되는 관객에 끼어보게 돼서 겸연쩍었다.
관객이 많이 보아주었어야 신이 더 날 텐데,
연극을 봐서 즐거웠다는 것보다는 우리들 마음에 안타까움에 젖었다.
끝나고 계단을 올라오는데,
어떤 엄마가 말씀하는 내용을 들으니 아이들 연극치고 너무 비싸다는 말이었다.
하긴 그렇다.
1인이 14,000원이니 한 장에 아이 두 명, 보호자 한 명 하면 보통 3명인데
오랜만에 나왔으니 맛있는 점심도 먹고 하려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요즈음 경기가 어렵고, 주머니 사정들이 넉넉하지 않아
문화생활에까지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접 몸으로 연기하는 연극인들에게도 밥벌이는 되어야겠다.
건강한 정신으로 건전한 문화와 더불어 사는 문화체험도 하고,
연극관련 참여인구도 확대되어 연극인들에게도 경제에서 자유로워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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