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야학, 더불어 사는 우리” 라는 모토로
상록야학 교지 “푸른그루” 발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 기획탐방을 성이냐시오야학으로 택했다.
10여 년 전에도 주 5일제수업이 찬반으로 갈릴 때 자료수집 차
최대천 선생님과 들렀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학교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학생기자들에게 각자 취재할 부분을 지정해주고,
우리 야학과 비슷한 역사를 지닌 이 곳 야학에서 주고받을
행사정보나 학제 등 배울 것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마침 성이냐시오야학에서도 신입교사 교육 중이었다.
그래서 우리와 뜻을 함께하여 그곳 신입교사 교육 야학탐방을 우리 야학으로 와 주었다.
이번 기획이 단순히 단위야학 끼리의 방문에만 목적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전체야학들에게도 활성화 되고 힘이 되어
야학 간 연대하는 데 일익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이용되기를 빌어본다.
오늘 기획기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료수집활동을 해주고, 수업도 빼고 함께 찾아 준 학생기자여러분들과
수업담당교사, 성이냐시오야학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ⅰ. 야학 가득 돈독한 사랑과 인심이 - 추미경
지난 12월 23일 지도 선생님의 야학탐방 권유가 반가웠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을 빼고 가는 게 영 미안스럽다고 했지만,
다른 야학인들도 만나보고 싶었고, 그들의 생활환경도 궁금했기에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상록에 익숙지 못한 나는
선배언니들과 자상한 선생님의 인솔로 생소하고 어쩜, 성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이름
“성이냐시오” 야학으로 향했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방문한 곳은 놀랍게도 야학이 서강대학교 안에 있었다.
마침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대학정문에
베들레햄 마굿간에서 탄생하시는 예수님 형상을 마련해놓았고,
산책로와 도로변에는 꽃등을 장식해 더욱 흥겨웠다.
800여 평 된다는 웅장한 건물 안 지하에 야학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다.
들어설 때의 놀랍던 웅장함과는 대조적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어둡고 을씨년스러웠다.
“통학길이 으스스하니 우리 상록이 더 낫다 그쵸?”
뒤따라오는 언니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다.
미리 약속을 해둔대로 젊은 선생님들께서 수줍게 우리를 맞이하며 반가워 해주셨다.
우리학교 교무실 반만큼 한 그곳 교무실은
아기자기하게 소꿉놀이하는 분위기 속에 야학에 대한 선배님들의 사명감과 사랑이 묻어나 있었다.
교실로 안내받아 들어가 보니 칠판에 적힌 내용으로 보아 국사시간이었나 보다.
50~60대 학생 10여 분이 앉아 계셨는데 벽에는 졸업 기수별로 단체사진을 차례로 걸어두고 있었다.
이것저것 환경미화를 한 아늑한 분위기로 보아 야학이 돈독한 사랑으로 가득차있음이 느껴졌다.
낯선 이방인들의 방문에 어색해 하는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교실을 나와 옆문으로 들어가 보니 주방이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방에는 당번 선생님들이 손수 밥을 지어
학생들과 나누어 먹으며 정을 돈독히 한다.
평소엔 교사가 밥을 짓는데 지난 스승의 날엔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은혜에 보답하기위해 근사한 식단을 마련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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