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사람 정약용의 생가를 찾아서
문학 기행을 가자는 박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반가운 마음에 즉시 가겠다고 대답했다.
평소 국사 과목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고,
우리보다 먼저 살다 가신 분들의 삶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약간의 음식을 싸서 학생들과 양수리에 있는 정약용 생가로 향했다.
이곳은 이번 기행에서 내가 기행문을 엮기로 한 곳이다.
위치를 정확히 말하자면,
이 곳은 서울에서 춘천 가도와 갈라지는
팔당댐방향 양수리로 나가서 남양주시 능내리에 위치해 있다.
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정약용 생가에 도착했다.
정약용 생가 앞은 양수리 강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하나로 어울려 시원하게 펼쳐 내리흐르고 있었다.
그의 생가 뒤 가파른 언덕 위 묘소 주변은
아름드리 소나무에 둘러싸여 아득한 느낌을 주었다.
묘소아래 집 옆으로 장독대와 우물터가 옛 정취를 말해 주고 있었다.
이곳을 여기저기 둘러보는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평소의 정약용에 대한 것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옛날 벼슬하던 사람으로서 자식이
살아갈 방도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던 편지에서 그의 인품이 드러난다.
예를들면, 유배지에서 자식에게 농사 짓는 방법의 소중함을 알리던 편지 등이다.
그가 유배지에 있을 때, 아들들에게 세파를
견디며 살아갈 방도를 구체적으로 편지를 써서 읽혔다는
글을 보면서 그의 인자함과 자식 사랑의 높은 뜻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유배의 몸이지만,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모범적 관리의 자세를 연구하여 책을 엮었다는 사실등 정약용에 대해
오늘처럼 자세하게 공부 하기는 처음이었다.
실학을 연구하여 백성 모두가 실제의 생활에서 편안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연구 하고 실천한 흔적들을 여기저기 엿볼 수 있었다.
그는 고통스럽고 힘든 일들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기중기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것으로 수원성을 축조 했다는 기계들 모형이 집 앞에 전시되어 정약용 거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동안 천주교에 20여년을 믿음으로 지내면서
정약용을 알기로는 한분의 신앙인으로 살다가 흥선 대원군 때
종교말살로 인해 천주교박해로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생가에 와서 보니,
신앙인이외에 실학의 대가요,
훌륭한 정치인의 면모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백성들을 위해 노력한 여러 모습들을 보고 새삼 존경심이 생긴다.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 안부인의 축소 인형을 보고 그 당시의 삶을 상상해 본다.
위엄 있고 지체 높은 안방마님께서 직접 일을 하는 모습은 단아하고 정겨워 보인다.
쩌렁쩌렁 하게 위엄을 보일 만도 한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도 하다.
정약용의 삶에서 배운 것이라면
문벌 집안의 사람으로서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넓고 섬세하며 아름답다는 것이다.
정약용으로부터 당시 대가다운 기품과 호방한 그의 정신세계까지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므로
여건이 되시는 학생들은 한번쯤 관람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록학교 하루 소풍장소로도 아주 적격이다.
글 : 소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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