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시민연대 황민주
정 상 수
무더위도 다 지나간 듯 서늘함이 감도는 여름의 끝자락.
이슬비가 내리는 오후 외대 앞에서 황민주 어머님과의 간단한 인터뷰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종종 저녁식사 자리에서 뵙긴 했지만
이렇게 한 낮에 커피숍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아무튼 반가운 마음에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는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2004년 8월 우리야학에 들어와서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
총 4년의 시간을 상록과 동고동락한 황민주 어머님. 필자가
2006년 8월에 야학교사로 처음 상록에 발을 딛었으니 2년이란 시간동안 함께 연을 맺은 셈이다.
자식농사에 집안 살림에 늘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이루지 못했던 꿈을
4년이란 인고의 시간으로 보상을 받으셨는데,
공부라는 게 참 알 수 없었던 것이 하나를 끝내면 계속해서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란다.
2008년 4월 고등검정고시 합격을 하고는 대학을 목표로 입시학원까지 다니며
‘신흥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당당히 입학. 대학생으로의 생활까지 누리셨다.
그리고 ‘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3학년에 편입까지 해서 졸업을 하셨으니
그 의지와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그런 결정을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주었던 가족의 힘이 너무나 컸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현재는 이문동 ‘푸른시민연대’에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하고 계신다.
지난해 여름에 시작했으니 이제 만 1년을 해 오신 셈인데
화, 목, 금 3일 1시간 30분씩 국어, 영어, 수학 등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계신다.
필자를 만난 날도 당일 저녁에 있을 ‘마더 테레사’ 수업을 위해서
전날 저녁 수업준비에 바빴다고 웃으시는 모습에서 선생님의 모습도 물씬 묻어난다.
선한 웃음에 그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즐거운 상상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상록은 언제쯤 오실거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니 역시나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신다.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여기서 열심히 봉사하고 더 배워서
언젠가는 당당히 상록학교의 선생님이 되어야지요.
또한 학업 중인 후배님들께 제가 귀감이 되어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드리고 싶네요.”
아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상록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처음 야학에 올 때만 해서 수줍고 말수도 적었던 소녀였던 분이 상록에 녹아들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큰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존경심도 생기면서
상록에 대한 무한 애정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
보고 싶은 선생님들 이야기는 당연히 끝이 없고.
“담임이었던 김동철 선생님을 비롯 최대천 선생님, 황기연 선생님,
박용준 선생님, 김형주 선생님, 신재훈 선생님 등 생각나는 분들이 많아요.”
필자가 야학 교사를 했을 시절 ‘김동철’이라는 큰 산에
가로막혀 황민주 어머님이 수업을 들으시던 고등학교 22회 반 수업은 못 들어갔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학교행사에서 많이 마주치고
이야기도 나누며 쌓아왔던 정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음에 감사드리고
황민주 어머님의 노력과 희생에 많은 박수를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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