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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색의 자리 - 박 용 준(532)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5-12-15 09:04
조회수: 2128 / 추천수: 544

사색의 자리
박 용 준

여기저기 무덤들이
오천 년 망우산을 깔고 누워
살아 청춘을 회상하는가?
우줄우줄 무덤을 디디고 선
참나무 밤나무
아직도 녹음 짙게 하늘을 향한다.

지난 봄 비바람 때맞춰 치고 불더니
푸른 싹이 꽃이 되고
벌써 아람이 우두둑!
철만난 다람쥐 청설모
햇살 한 줌 머리에 이고
천진스레 낙엽을 헤집는다.

계곡이 좋아 아래로 내달리던 마음
불어오는 바람 좋아 고개 들어 보니
쪽빛 하늘이 흰구름을 뭉개고 앉아
너털웃음이고
가을이 사락사락 여물어 간다.

망우리 사색의 공원
산 자와 누운 자들 영과 욕의
영혼이 서로를 지켜보는데
가을은 겨울의 여울목에서 머물고 있다.
찰라같은 오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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