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금(猛禽)류로 비상하는 노성산
한 승 우
노성산은 안성시 일죽면 능국리에 소재하는 해발 310미터로
종을 얽어놓은 형국을 지으며 솟아있다.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주변과 잘 어우러져 금방이라도
신선이 나타날 것 같은 신령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내 어린시절, 이곳 산을 무대삼아 뛰어 놀던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곳이다.
겨울이면 계곡에서 가재를 잡고, 숲에서는 꿩과 토끼를 좇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달리기하던 정겨운 고향이다.
봄이면 진달래꽃, 칡뿌리를 찾아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그것들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버들가지 꺾어 피리 만들어 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름에는 마을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폭포가 있다.
이곳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장구를 치던 곳이다. 조금 위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큰 폭포가 나온다.
위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맑은 물은 수정 같은 구슬이 사방으로 뿌려진다.
폭포수아래에 몸을 맡겨두고 떨어지는 낙숫물에 피로를 잊곤 하던 곳이다.
가을이면 단풍이 오색찬란한 무지개로 아름다운 수를 놓아
시야를 황홀하게 만들어 마술사와 같이 정감을 전해 주던 아름다운 산, 눈에 밟힐 듯 선한 곳이다.
지금은 마을을 떠나 멀리 도시생활에 젖어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잊을만해서 한번씩 찾아가도 언제나 변함없이 반가이 손을 내밀어
잡아주면서 사랑을 속삭이는 정다운 산이다.
노성산 뒤편으로는 원경사라는 절이 있다.
절 입구에 노성산 전설과 등산로에 대해 안내판이 잘 정비되어 세워져있다.
여기서부터 정상을 향해서 오르다보면,
쉼터바위, 갈래바위, 거북바위, 말안장바위, 말머리바위, 굴바위,
병풍바위 등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자연이 절묘하게 빚어 놓은 천혜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거대한 병풍바위 아래에서는 바위틈사이로 약수가 흘러나와
등산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며 노성산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으로 확 트인 넓은 들판 사이로 농촌에 정겨운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성산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그 기세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멀리에서 바라보면, 맹금류가 비상하는 듯한 형상으로 자신의 우용을 한껏 자랑하는 산이다.
앞으로 노성산 줄기에 있는 마을에서 비범한 인물이 태어나 빛을 발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도 노성산에 하루해가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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