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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날의 삽교천에서 - 류경숙(581)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6-02-25 08:29
조회수: 2361 / 추천수: 458

여름날의 삽교천에서

류 경 숙

시원스레 쏟아지는
바람 안은 소낙비에 밀려
삽교천이 멀어 졌어요.

삼면이 야산으로
둥지 틀듯 안고 있는
엘림하우스는 바로
장애우들의 낙원이었지요.

고개 숙인 간절한 바램은
소외된 육신 고통속의 부르짖음
아니 오랜 참음 후의 초연함
오싹할 정도의 질서 정연함.

부족한 만큼 그 분의 사랑이
영롱한 무희(舞姬)의 옷자락마냥
뜨거운 가슴 속 밑바닥에서
우리들의 머리 위를 휘감았지요.

아 난 알았어요.
말이 어눌하면 필요한 말만 하라고
손이 어눌하면 남의 도움 속에 겸손하라고
발이 어눌하면 필요 없는 데 가지 말라고

아 난 알았어요.
인생살이 새옹지마(塞翁之馬)라더니
이순이 지나서야 세상이치를
몸으로 알았으니
그래도 내일 아침태양은 아름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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