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수필
여행이 준 소중한 선물
황 민 주
겨울 날씨답지 않게 햇볕 따스하던 지난 2월 6일
남편과 함께 공항으로 향하는 내 마음은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이었다.
결혼 30주년이라고 남편이 준비한 유럽여행!
고마운 마음도 컸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여러 날을 낯선 곳에서 지내야 하는 불안함에 걱정이 앞섰다.
공항까지 따라와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돌아서는 딸아이가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훨씬 컸다.
긴 시간 수속 끝에 19시 45분 드디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열 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시간을 어떻게 견딜까 막막하기도 하였지만
어차피 떠나는 여행,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남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긴 시간을 그렇게 비행기 안에서 보내고
열 세 시간 후 드디어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하였다.
말로만 듣고 TV에서나 보던 이탈리아 로마!
함께 간 일행들과 짐을 찾아 공항 밖을 나오니 버스가 우릴 기다린다.
- 영혼과 낭만과 역사의 나라 이탈리아 -
가장 먼저 간 곳은 작은 국가 바티칸시국의 본산지인
성베드로 대성당과 바티칸 박물관. 책에서나 보던 미켈란젤로의 명작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를 보고 베드로 성당에 가서 한화로 약 1,400원 정도 되는
1유로를 내고 초를 켜서 소원도 빌었다.
그 나라 토속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핍박받던 기독교인들의 지하무덤인
카타콤베는 미술시간에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만큼 쉽게 이해하며 볼 수 있었다.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과 원형경기장,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트레비 분수,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이 먹었다는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는 로마 시청 앞 계단을 오르기도 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꼭 찾는다는 곳,
거짓말을 하면 손을 문다는 진실의 입에 손을 넣지 않으려고 연기를 하며
남편의 눈치를 보며 깔깔대기도 하였다.
로마는 선진국이지만 삶이 풍부하지 않다는
안내자의 말이 귓전을 스치고 로마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월 8일 아침 르네상스의 발상지라 불리는 꽃의 도시 피렌체로
약 4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탈리아 정통식인 스파게티와 와인 한잔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피렌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 시뉴리아 광장, 성모마리아 성당들도 관람했다.
별난 식성 때문에 거의 물로 배를 채우고 돌아다녀서인지
허기와 피곤함이 겹쳐 구경도 귀찮아지고 있었다.
-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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