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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타리 애환사(哀歡詞) 3 - 김복례(625)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6-04-26 07:44
조회수: 2397 / 추천수: 534
울타리 애환사(哀歡詞) 3
김 복 례
나!
공부하기를 참 좋아했다.
5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노트검사를 하셨다.
거의 다 쓴 내 노트를 훑어보시고는
그날 오후 집에 갈 무렵 신문지에 싼 물건을 주셨다.
“집에 가서 펴봐라.”
뭔가 궁금해서 집에 오다가 길에서 펴보니
노란 노트 다섯 권이 들어있었다.
얼마나 좋은지 막 뛰어가서 어머니께 자랑을 하였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는 선물이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6학년 때는 독감에 걸려 보름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다.
기침을 한번 시작하면 그칠 줄을 모르고
열은 펄펄 끓고 먹을 것은 없고 방안이 빙글빙글 돌았다.
어린 생각에 ‘지구가 돈다는데 이렇게 심하게 도네’ 했더니
어머니께서 정신 차리라고 혼내신 기억이 있다.
그때 의사선생님께서 왕진을 오셨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고 두들겨 보시더니 독감이 심하다고 하시면서
몸이 허해서 안 되겠다고 영양제를 놔주셨다.
5월5일 어린이날
선생님께서는 영애를 통해서 모범전과를 사 보내 주셨다.
두 번째 이 선물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전과를 다 외우다시피 했다.
선생님께서 어느 구절 말씀 하시면 나는 알아서 해당 페이지를 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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