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한가운데서 받은 선물
김 영 애
지난 해 2월이었다.
직장에서 여건이 되어 일찍 퇴근하고 있었다.
이 시간 이후에 무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불현듯 15년 전 쯤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났다.
평소 공부를 시키지 못해 안타까워하시던 어머니께서
“오늘 TV를 봤는데 ‘상록학교’라고
무료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더라. 너도 해보지.”
라고 일려주셨다.
그 학교가 아직도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찾아왔었는데 정말 계속 남아 있었다.
9월 신입생모집 시기는 이미 지나 있었지만.
교감 선생님께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하셔서
곧바로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다른 학생들이 이미 들어와 먼저 친해져 있었기에
나 혼자 매우 어색해 있었지만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급우들이 친절하게 챙겨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엔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도 모르던 내가
지금은 영어로 이름을 쓸 수도 있게 되었고,
내재율과 외형률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마켈란젤로의 ‘천정화’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작년 검정고시 때는 주말, 휴일도 없이
우리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 주시려고 불철주야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곁에 계셨기에 무사히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마칠 수 있었다.
위로는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비롯해
아들딸 같은 어린 선생님들께서 무지했던 우리에게
존경이 무엇인지, 나눔이 무엇인지 배움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깨우쳐주셨다.
생의 한가운데서 받은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다.
나에게 이런 큰 선물을 주셔서 감사드리며
그 고마움에 큰절로 대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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