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족 ‘신당야학’
전직교사 정 윤 미
동묘역에서 내려 신당야학을 찾아 가는데 그 길이 참 익숙했다.
바로 지난주에 교감샘과 함께 광고 포스터를 붙였던 그 길.
바로 앞에 다른 야학이 있는데
그 길 따라 우리 광고포스터를 붙였었구나 싶었다.
가는 길 곳곳마다 살짝살짝 남은
우리 포스터의 흔적에 나름 뿌듯하기도 하구.ㅋ
살~짝 헤매다 찾은 신당야학.
처음엔 어두운 입구와 작은 규모에 놀라기도 했지만,
우리 못지않은 28년의 전통과 우리 보다 훨씬 가족 같아 보이는 분위기,
그리고 많은 수는 아니지만 강학(선생님)들의 큰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야학이라곤 아직 상록밖에 경험하지 못한 나는
모든 야학이 상록처럼 크고 많은 학생과 선생님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가 40명의 교사와 120명의 학생들이 있다는 말에 이곳 강학님들은 대단히 놀라워하셨다.
이곳은 현재 11명의 강학(선생님)과
40명의 학강(학생)이 있다고 하고,
이것도 최고 많은 수라고 한다.
하지만 인원이 적은 장점을 활용해 쉬는 시간 다함께 모여
가족같이 밥을 지어먹는 진정한 식구(食口)임이 부럽기도 했다.
반면, 수시로 바뀌는 교사들로 체계적인 수업분위기가 방해되거나,
적은 규모와 적은 교사수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한문 이외의
다른 과목은 배울 수 없는 점 등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또한 가정집 같아 아늑하고 분위기도 좋긴 했지만
학교보다는 ‘그룹과외’하는 느낌이 더 클 것 같았다.
내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학교생활’을 느끼고 배우는 면에서는
우리 상록의 분위기가 더 나을 것 같았다.
교구도 인체공학적인 고급의자와 깔끔한 책상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지만,
옛날 학교 분위기를 추억하기 위해선 지금 상록의 낡은 책걸상이 더 정겨운 것 같다.
규모나 재정적인 면에서 안정적이고,
교사들도 많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강점에다가
다른 야학들의 좋은 점들을 참고하여 앞으로
보다 바람직한 야학발전을 도모하고 수업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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