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일출
이 옥 희
올 한 해 마지막 밤을 등에 업고
사랑하는 사람과 기차에 몸을 맡긴다.
길고 긴 기차는 어둠속을 달리고 달려서 새해 첫 새벽 어스름 속에
한해의 모든 시름을 던져버린 많은 사람들을 정동진역에 쏟아 부었다.
매콤한 바닷바람은 꿈과 소망을 안고 온 우리들을 휘감는다.
저 멀리 수평선은 검은 주단을 깔고 불그스름한 커튼사이로
엎드린 하늘엔 이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다 들어줄 수 있는 해님이 숨어 있으리라.
새해 첫 해맞이 둥둥둥 아우성 소리 내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로움에 환호의 박수를 쳤다.
많은 사람들이 해를 향하고 각자의 꿈과 소망, 소원 보따리를 풀어낸다.
올 한해도 무탈하며 사랑하고 이해하며 열심히 살리라.
지금 막 날갯짓 배워 날 준비하고 있는 집에 두고 온
우리 보물들 아롱이 다롱이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스무 해 한 곳을 향해 한곳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우리 두 사람
주머니 속에 잡은 두 손 살짝 힘을 주며 예쁜 해님에게 감사한다.
정동진역의 아름다운 일출,
수많은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빌며 왔다 가는 이곳
바다와 길게 뻗어 나가는 철길이 예쁜 햇살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잿빛 서울의 하늘에
채 떠나지 못한 철새 한 마리 우릴 부러워하는지 유유히 맴돈다.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