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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낙엽 된 삶 - 이정애(733)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6-10-27 08:50
조회수: 2210 / 추천수: 528

낙엽 된 삶
고 26회 이 정 애

나는 가을입니다.
하나 둘 떨쳐야 할 그러나 삶에 여운은
대롱대롱 매달린 몇 개의 감만큼이나 애틋합니다.

뇌처럼 빼곡히 영근 석류알이라면
한 알 한 알 떼어 나누어 주고 싶은 풍성한 절기를 만났습니다.

찬란한 황금옷을 한 잎 두 잎 떼어 자질구레한 일상을 덮어주고
욕심도 덮어주고 지키지 못할 욕심만 조잘조잘 되뇌었던 입술에게도
한 잎 덮어주고 싶습니다.

혼탁한 정신과 불쌍했던 몸에게도 포근히 덮어주고
다독여야할 내 가을 황금옷을 입을 것입니다.

기쁘고 기뻐 눈물이 주르르……
어제는 주역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대한을 알았습니다.

왜?
계절의 맨 끝에 대한이 있는지 알았습니다.

가장 춥다는 날이지만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나우어 주는 온정이 있어 따뜻하답니다.

따뜻한 절기를 정을 빼놓고
살아 허송세월로 보낸 나는 결국 인생에 죄인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시절인 대한에 주역을 만나 변할 각오를 하게 하게하고
임진년 대한을 만나 선행을 품었으니 무엇을 더 바라리오.

흑룡해 끝자락을 흑룡도포를 입은 듯 뿌듯합니다.

새해에 계사년

주어진 황금옷으로 나쁜 것을 덮어주고
용서하는 한 해가 되어 온정이 가득한 계사년 대한을 만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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