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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향 - 박근옥(754)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6-12-27 08:24
조회수: 2059 / 추천수: 399

시(詩)
고향
고 31회 박 근 옥

앵두 복숭아 익어가던 내 고향
나의 집은 흔적조차 없건만
찔레 국수 진달래꽃 따먹던 어린 시절
그래도 그리워 초가삼간 고향집을
꿈마다 달려갑니다.

서산에 저녁노을 지고
음매 우는 송아지 소녀 기다리네.
송아지고삐 한 손에 감아지고
한 손에 작대기 산골길 더듬대며
등에 꼴지게 입맛 다시는 송아지야.
이랴 어서가자.
초가삼간 너와 나의 집으로

쑥 베어 바깥마당 모퉁이에
모깃불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멍석 한 자락 깔아놓고
바가지에 옥수수 몇 토생이
고픈 배 채웠네.

이리저리 나부끼는 뽀얀 연기 속에
쑥 탄 재 살며시 날아와
소녀의 얼굴에 하얀 분 발라줄 때
소녀마음 싣고 쏟아지는 별빛 속으로
밤소풍 달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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