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려주는 이야기
다시 온 학창시절
일일교사 박 수 정
2016년 1월이 된 지 어느덧 절반이 지났습니다.
새해 이 매서운 추위에도 각자 더 아름답고 소중한 봄을 마련하기 위해
꽃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생각해보니 어느덧 제가 야학과 인연을 맺은 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2013년 가을, 박용준 선생님을 따라
글둥지 문학회 경주기행으로 처음 인사드렸었습니다.
그 곳에서 과거로 돌아간 상록야학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옛날 소녀로, 호기심과 궁금증이 가득하고,
마냥 여중생, 여고생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배움이란 나이가 따로 없으며,
학교는 언제나 웃음꽃이 만연했던 곳이었다고 향수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지난 나이까지도 젊어지게 만드는 마법의 회춘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 여러분들께서는 지난 시절을 나의 행복이 아닌
내 가족들의 행복만으로 일생을 헌신하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배움을 잠시 뒤로 미루셨겠지요.
그렇게 시간의 바퀴는 돌고 흘러 오늘이 되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누가 보이시나요?
소중한 반 친구들, 따뜻한 선생님들, 그리고 훈훈한 교실이 보이시나요?
늦은 나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배우겠다고 모여든
여러분들이 만들어 낸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시작 전에 망설였고,
늦은 배움을 부끄러워하여서, 그래서 야학을 결정하지 않아서
내 친구들을 만날 수 없었다고, 지금 이 순간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보세요.
지금 이 자리에 앉으려고 했던 도전과 결심은
어느 무엇보다 아름답다 할 것입니다.
이제는 본연의 일을 떠나 학생이 되어, 성적도 물론 고민해야 되시겠지요.
또 지금껏 학교생활 하면서 주변 학우들 간의 학습 능력에
차이를 느끼고 더 나은 학습 능력을 부러워하시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의지와 열정입니다.
무언가를 하겠다는 목표와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습니다.
저는 지난 경주에서 이미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시험결과, 학습능력보다는
여러분의 우정, 배려, 의지가 제 눈에 보였겠지요.
혹여나 시험 결과에 지치고, 공부가 힘들다면
잠시만 펜을 놓으시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리고 친구들과 마음 놓고 어렸을 때 했던 추억의 놀이들을 해보세요.
꼭 만점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꼭 우등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의 부모님이 여러분에게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했던 만큼,
우리들도 여러분이 즐겁게, 건강하게 이 곳에서 배움을 받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선생님들과 함께 행복하게 수업을 하기를 바랍니다.
그 것 뿐입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여러분은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인생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도 오로지 투철한 봉사정신만으로,
학문과 배움의 전파에 힘쓰시고, 사람들의 마음의 양식을 챙겨주시는
상록야학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상록이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오늘도 그렇게 학생들 모두의 꿈을 품고 야학의 밤이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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