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단 – 검정고시를 치르는 상록
땀 흘린 뒤 보람을 찾자 1
필자도 뒤늦게 상록야학에서 중학교 공부를 할 때 공부 좀 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야학에서 시간 끌지 말고 학원에 같이 가서 공부하자”고 설득을 해왔다.
학생들도 줄어들고, 교사들의 결강이 많아질 즈음이었다.
그러나 그에 말에 따르지 않고 “마지막 야학의 문은 내가 걸어 닫겠다”고 야학을 떠나지 않았다.
이윽고 필자는 중·고등학교를 다 마치고
서울산업대학교(지금의 과학기술대) 문학창작과에 2학년인가 다니고 있었다.
그때 놀랍게도 나보다 먼저 끝내겠다고 학원으로 갔던 그 친구가
같은 학과에 2년 후배로 들어오게 되어 만난 것이다.
순간 상록에 남아 있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감언이설에 귀는 간지렸겠지만, 결코 자동 졸업 하는
다른 형태의 학교가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넷째, 세상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리와 인연의 중요성이다.
어려운 환경에 같이 시작해서 한솥밥을 먹다가
자신의 유리함에 따라 솥단지를 빼들고 나가버린다면,
교실에 남아있는 나머지는 어쩌란 말인가?
환경이 어려울수록 나가 아닌 우리가 되고,
함께라는 마음으로 공동운명체적 의리를 지켜야 할 일이다.
더구나 ‘옷깃만 스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데 6개월간 같이 생활하고
어찌 냉정하게 손을 탁탁 털고 일어설 수 있겠는가?
가급적 한 곳에서 한 우물을 파라고 권하고 싶다.
사상누각을 짓지 말고 굳은 땅에 시작해서 고등학교만이 아니라
대학에 가서도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힘을 키우라고 권한다.
학교에서도 매년 2월초쯤 해당학생들에게 교육을 해야겠다.
편한 곳으로 옮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곳에 머무르며 뿌리는 내리는 학업을 권장해서
우리 상록을 졸업한 졸업생들이, “다른 곳으로 가서 공부 하자”고 할 때,
“그 말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마친 것이 참 잘했다”고
하는 말이 나오도록 선생님들도 같이 힘써야 할 것이다.
< 편집부 >
* 지난 4월 검정고시 응시장에 응원 나온 상록교사와 재학생들이 빛난다.
이날 시험에서 고등학교 학생 83% 이상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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