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응어리
고 18 오 진 임
지난 여름은 어느 해보다 무더워 조금만 움직여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나는 바람에 수락산으로 등산 겸 피서 겸해서 자주 나섰다.
올라갈 때 땡볕에 숨이 막혀 헉헉거리며 골짜기에 겨우 들어서서 물에 발을 담갔다.
송글송글 맺혔던 땀방울이 가시고 생기가 돈다.
어릴 적 시냇가에서 헤엄치던 생각이 절로 그리웠다.
시원한 물의 고마움도 간절히 느끼게 되었다.
그 여름이 빨리 갔으면 하고 바라던 때가 엊그제인데
비가 몇 차례 오고 나더니 가면을 벗은 것처럼
땡볕은 어디로 사라지고 맑고 화창한 가을 날씨가 반겼다.
상록에 인연을 맺은 지도 어언 3년, 처음 들어설 때는
그 동안의 못 배운 설음이 한이 되었지만 몇 번이고 망설이고 망설였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반 친구들도 사귀고 선생님들도 잘 대해주시어
열심히 공부를 했고 검시에도 합격을 하여 이제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어느 새 나도 가면을 벗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세상에 나서게 되었다.
이제 남들과 두려움 없이 대화를 할 수가 있으며,
길거리 지나치며 눈에 띄는 간판의 영어도 자신 있게 또박또박 읽을 수 있다.
지치지 말고 노력해서 남은 고졸검시에만 합격하면 된다.
아직도 나처럼 못 배운 응어리로 배움에 목말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상록의 문을 두드렸으면 한다.
그리고 젊고 활기찬 선생님들의 기를 받아
자신감과 함께 젊어지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상록의 푸른 꿈을 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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