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색(思索)의 울타리
내 사랑 포병이 1
고 25회 장 정 자
예쁜 딸이 결혼하고 아이 낳은 후
나에게 부탁하고 간 포병이!
때로는 15년 된 견이를 키우기 힘들어
나가라고 할까하니 스스로 집을 나갔다.
남편이 월동준비를 한다고 현관문에 문풍지를 붙이던 중
그 사이 견이가 나간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날은 험악한 동장군이 칼바람을 몰고 처음으로 찾아온 날이었다.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그 추위에도
내 등에는 땀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남편은 견이를 찾아 헤매다 들어와 좌불안석으로 서성이고 있다.
집안에는 휑하니 찬바람이 불고 밖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견이가 먹다 남기고 간 밥과 간식을 우리는 둘이 쳐다보며 말을 못했다.
작년에도 어버이날에 집을 나가 잃어버렸는데,
좋은 은인을 만난 덕분에 상처 하나 없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한번 잃어버린 경험이 있던 터라 남은 전단지 들고
아파트 경비실을 돌며 양해 구하고 벽보를 게시판에
붙이고 또 붙이며 돌아다녔다.
아들딸도 인터넷 한국동물구조협회에 거금을 들여
빠른 순번으로 접수해놨고, 함께 찾을 테니 걱정 말라는 위로의 전화도 왔다.
남편은 경찰서, 119소방서, 동물병원 등으로
늦은 밤까지 다니며 신고하고 찾다 돌아왔다.
나는 견이하고 산책하던 길을 가보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남편은 여기저기 신고도 했으니 기다려보자고 하며 잠을 청했다.
현관문이 흔들릴 때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문을 열어보지만 겨울바람이 흔드는 소리다.
-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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