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하루종일 내린 오늘 학교앞 버스정류장에 오도커니 서있었습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버스가 금방 오지 않았죠.
가로등을 멀끔히 올려다보니 비가 금빛을 내며 조금씩 조금씩 내려왔습니다. 왜 겨울밤에 가로등에 눈발이 날리는 모습이 예쁘잖아요. 그와 유사하게...
금하니깐 떠오르네요. 검시 대비 영어수업시간...
"반짝이는 것 모두가 금은 아니다를 영작하면 어떻게 되죠?"
" ... "
"왜 이렇게 조용하죠?"(내심 답답함)
" ... "
"괜찮아요. 이제 겨우 아홉법 수업했는걸요. 껄껄껄" (괜찮다 괜찮다 속으로 달램)
(판서중)
"아~~, 맞아 맞아" ('정말로 아는걸까' 판서를 끝내고는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는게 두려움)
"이 구문 되게 중요하니깐 까먹으면 안되요~. 너무 너무 중요하거든요~. 영작문제나 해석문제로 나올 수 있어요"
"네~(여기저기서) "어휴, 해도 몰라. 몇번을 설명들었는데..."
"아~ 괜찮아요 괜찮아요. 시험에 나오면 맞추면 되죠." (꼭 맞춰야 되는데)
(잠시후)
" 아까 했던 구문이 뭐라구요?"
" ..." (디게 조용함)
"아니, 좀 전에 했던거 있잖아요~. 부분부정~. 기억나죠?
"아~~" (아휴, 속터져)
"자~ 한 번만 더 합니다. 이제 안할거에요~"
"네~"
('기억해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간절)
지난 몇개월간 우리반에서 일어났던 수업모습입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당신들의 모습.
아마 잊미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졸업식이 있고... 곧 야학을 떠나는 제 머리속에는 땀흘리며 열심히 공부했던 당신들의 모습이 각인될 것 같습니다.
앗, '금'하다가 그만 옆으로 샜네요.
밤이 깊었네요. 언제까지 비가 올까요~.
축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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