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요즘, 신길역에는 유도블럭 공사가 한창이다-
갈아타기 위해 밤마다 서 있는 승강장 주변으로
유도블럭을 깔기위한 분주한 움직임들이,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오늘은,,,볼록볼록한 그 것들을 미리 그어놓은 선에 따라-
다 늦게.. 다시 길을 뜯어 박아놓고 있었다-
..내가
지금보다 어렸을 적에- 눈을 감고 유도블럭을 찾아 본 적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삶이란, 난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이었으며,
한쪽 문이 닫히며 동시에 열린 것 같은 느낌의
낯설기만한 다른 쪽 문이었던 것 같다.
그때..내가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장애라 불렀던,
사람들을 체험해본다고 얼쩡거렸을 때.
유도블럭을 까는 사람들을 무지하게 욕을 했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쓸모도 없게 깔아놨을까..
근데,
오늘, 뜯어놓은 길로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 유도블럭을
박아놓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건,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길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른 쪽 문에 서 있는 사람들이니까..
닫힌 다른 쪽 문에 있는 사람들의 길을, 알기가 어렵다..
눈을 감은 사람들의 문에서 눈을 뜬 사람들의 문까지는,
가까우면서도, 너무나 먼- 사이의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길을 만드는 사람은,
보이기 때문에 볼 수 없는, 다른 쪽 문에 서 있는 장애를 가졌을테니까..
..
똑.똑.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으면, 아니면,
보이지 않는 세계의 사람들의 길은
그들이 넘어져서 만드는 다른 쪽 세계의
길의 흔적을 사람들이 기억해 주지 않으면, 상상으로밖에 지을 수 없는 것이다
.
.
.
.
난 지금, 그처럼
멀뚱멀뚱 눈을 뜨고 유도블럭을 잔뜩 움켜쥐고 있는 듯하다.
알 수 없는 길을 찾는 것은, 그들이 아니기에- 할 수가 없다-
넘어지는 모습을 보지 않고서는,
한쪽 문과 다른 쪽 문을 통하게 하기 위한
내겐 보이지 않는 그 길이- 만들어지지 않는단다-
일방통행으론 쓸모만 없는,
유도한다는 것은-
.
넘어지는 것을 보지 않으면,
스스로 그들의 눈을 뜨게 해줄 좋은 길을 만들기 어렵다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