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의 분위기를 의아하게 느꼈던 사람이 저 말고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당연한 거겠죠?
야학을 떠난 지 일년이 넘었어도 매일 이곳에 들어와 글을 확인하는 제가 좀 이상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오늘같은 날을 기다렸던 거??? ^^;
쇠고기 문제가 야학에도 분명한 파장을 일으킨 것 같네요.
이번에 맺어진 잘못된 협상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곳곳에 파장을 일으키는 모습은 흥미롭네요.
60년대 후반 프랑스를 시발점으로 해서 많은 선진국을 휩쓴 사회/문화 혁명이 처음에는 프랑스 한 학교의 엄격한 기숙사 관리 문제에 대한 저항을 시작으로 했다죠. 기존 세대의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사고 방식이 새로운 세대에게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었고, 그 물꼬가 트여 히피라는 자유로운 문화의 탄생을 경험했던 것처럼 우리 나라도 뒤늦게나마 그런 새로운 문화의 틀을 만들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어쩌면 이번 기회로 야학과 그 구성원들의 특성을 가늠해볼 수 있겠네요. 그 동안 민주화라는 화두의 데모가 메인이었던 우리 나라에 정치적 진보는 많을지 몰라도 실제 생각과 생활의 진보는 없다는 홍세화님의 말에 깊은 동의를 표하는 저로서 이번 현상은 바로 그 사고와 실천의 진보를 꾀할 기회라는 느낌이 드네요.
주장하는 자와 반박하는 자 그 사이에서 침묵하는 자... 인간 셋만 모여도 만들어질 수 있는 이 역학관계에서 내 자리를 찾기란 참 쉽지 않음이 분명합니다. 저도 지금보다도 어렸을 적 침묵하는 자들을 비겁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 받아들여지기 힘든 주제를 가지고 때쓰듯 주장을 하기도 했었고, 그 누군가의 주장을 앞 얘기 뒷 얘기 다 동원해서 반대를 하기도 했었네요... 내가 주제에 따라 이 셋 중 어느 하나에 걸치게 된다는 걸 알고 모든 주제에 다 명확한 의견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서는 약간은 목소리가 작아졌구요. 그리고 네 색깔은 뭐야라고 묻는 그들에게 적대감을 갖으면서 나 또한 넌 뭔 색인데 라고 묻고 있는 나를 경험하기 다반사였죠...
저는 야학의 이념이 결코 학원과 같을 수 없다는 병석이형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다른 누군가는 우리가 결국 이뤄야 할 목표는 검시라는 것에서 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실제 수업 시간 대부분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곳에 있는 동안 줄기차게 우린 검시야학이 아니라고 떠들고 다녔어도 항상 다른 누군가는 검시야학 맞아라는 얘기를 하는 걸 목격하곤 했는데, 이 해묵은 고민은 사실 이번 병석이형의 글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 같네요. 야학 내에 교과 외에 다양성을 양념으로 생각하고 도입하는 사람과 교과서 외의 것을 최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학생을 위한다고 믿는 사람과 차이가 생길 것 같으니까요. 또 그것이 바로 야학의 구성원이 야학을 어떻게 생각하는냐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이곳 유학생 게시판에서도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감정싸움과 비방글들이 난무하는 것을 봤는데, 우리 야학에서는 보다 건설적인 결론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최소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글을 통해 의견 수렴이라도 해서 개인들의 성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야학이 정반합으로 진보할 준비가 된 곳이라는 걸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상록야학 힘내라!!
>상록에서 '정치성'이 사라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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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록에 '사회성'까지 사라지고 있음을 목도한다.
>
>한 달이 넘게 진행된 촛불문화제 혹은 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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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상록은 없다.
>
>오랜 고민 끝에 나왔음직한 한 교사의 글이 전부다. 그마저도 한국에 없는 전직교사의 댓글 이외에는 관심주는 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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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푸른그루'에 실었던 글에서도 일부 언급한 바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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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사고, 노들 장애우야학 교실 퇴출사태 등 정치성을 배제한 사안에 대해서도 상록은 침묵해왔다.
>
>여지없이 이번 촛불문화제에도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
>제안한다.
>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집회 참석을 종용할 필요는 없다. 그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으니.
>
>다만, 수십만이 지나간 그 자리에 공론화되고 있는 의제에 대해, 학생 또는 교사들이 관심을 갖게 할 만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학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
>6월 20일.
>
>임시휴교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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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에 눈감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는 상록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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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은 학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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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상록 집행부 일원으로서 이런 제안을 교무회의 등의 공식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것은 시간상 논의의 어려움 점과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말하고 싶었다는 욕심의 복합체임을 양해바랍니다. 따라서 상록 집행부의 공식 의견과는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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