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하이킹
오 형 순
시월에 처음 맞이하는 토요일 날씨가 좋아서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는 나를 태우고 중랑천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공기도 맑고 기분도 상쾌했다.
오른발 왼발 구령 붙여가며 신나게 달리는데, 어디서부터 따라 왔을까? 예쁜 노란나비가 친구하자고 손짓 하며 유혹하는데, 자전거는 야속하게도 횡 허니 달려 나간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저 멀리서 구름이 방긋방긋 웃으며 따라오고 있었다, 구름이 맘에 들었는지 자전거는 구름을 계속 데리고 간다! 완연한 가을 하늘이었다.
하늘은 높고 구름도 예쁜데, 지난여름 비바람이 쓸고 간 흔적이 여기저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옆에 다리 난간이 부서져 위험을 느끼게 하고, 또 가로수가 뿌리 채 뽑혀 길게 누워 있다. 몇 십 년 거기 서있었으니 차라리 이참에 편히 쉬라고 기원 했다.
영차영차 힘차게 내 딛는 페달은 속도를 내며 어느 새 호암교를 지나고 있었다. 중랑천 한가운데 분수가 물을 뿜어내는데 장관이다, 맛좋은 솜사탕이 타래를 타고 오르며 서리는 것 같았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신바람 나게 달렸더니 양주교에 다다랐다.
그런데, 공사 중이어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잠시 쉬고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길가 풀밭에 자전거를 세우고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따끈한 커피를 따라 마신다.
잔잔한 물속을 들여다보니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며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잉어들이다.
가을 운동회라도 하는 양, 차례도 없이 앞을 다투고 있었다.
맑은 공기 마시며 땀을 흘리고 가을 햇살 속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 더욱 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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