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호프 참여
일일호프 티켓과 노력봉사
- 상록가족 더불어 십시일반(十匙一飯)해야 -
얼마 전 수업을 마무리한 이후 허기도 달랠 겸
36주년개교기념 일일호프를 마무리한 터라
두세 명의 학우들과 5교시를 하였다.
주경야독하는 상록에서는
좀처럼 여유를 갖고 대화할 시간이 없어서
큰 결심을 하고 귀가시간을 뒤로하고 만나는 게 5교시이다.
우리들은 이야기 끝에
일일호프 수익금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일일호프에 봉사 겸 주방에 참여한
학우들의 의견이랄까 조언을 하게 되었다.
올 일일호프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티켓을 판매하지 않았다.
다만 여건 되는 학우들이
한 이틀 전부터 나와서 주방재료를 준비하고 다듬는 등
수고를 하고 당일에도 조리와 판매에 전력을 기울여 주었다.
모처럼 장시간 고된 주방노동이었다.
밤낮을 배움으로 허기졌던 학우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며 받은 감사함을 대신하여
개교기념 좋은날에 선배동문을 초청하였다.
그리고 숨이 턱턱 차오르는 주방에서
하루 종일 노동으로 음식을 만들며 보낸 것이다.
물론 졸업동문들과
하루 반갑게 선후배 우정도 드높이고
선배의 사랑도 흠뻑 받았으니 그 이상 기쁠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봉사대열에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간에
일정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가정행사 등 일상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랄 수 있지만
며칠간 노력을 하여 몸으로 때운 학우들의 입장에서는
함께 못한 이들이 살짝 야속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란다.
2~3년 전까지 선생님이나 학생들에게
각각 몫의 티켓을 일괄적으로 나누어 주고 팔아오라고 했다.
그에 비해 올해는 자유롭게 해주어
부담 없이 편안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너무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하게 되었다는 게 흠이다.
일면 편중적이고
수입 측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의견이다.
담소자리에 참석한 정문화(중3) 씨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였다.
“노동으로 봉사하는 학생이나 선생님들을 가만해서,
그 봉사가 좀 더 보람으로 드러나려면
참여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티켓을 구매하거나 판매하게 해서
금전적인 측면이라도 여건 되는 만큼 기여해야 합니다.”
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옳은 생각이라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강제적인 부분으로 비치지 않는 선에서
시간이 안 되는 분에게는 금전이라도
부담 안 되는 한도에서 함께 참여하여,
노고와 노력을 보탠 여타의 봉사자와 더불어
함께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
“맞아요. 우리 학교에서 우리가 떳떳하게
각자 필요한 공부를 하고, 권리를 보장받기위해서는
최소한의 각자 역할을 담보해주는 게 옳다고 봅니다.
그래야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이유도 되지 않을까요?”
말없이 뒤에서 따라오는
여러 상록가족들의 생각도 이에서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낌으로 헤아릴 수 있다.
상록은 관심 있고, 능력 있어
앞서서 잘하는 몇몇의 힘만으로 운영되는 게 아니라
작든 크든 학생, 선생님, 수많은 참여자들이
함께 손을 잡아나가기 때문에
그 이름이 존재한달 수 있다. ♧
기자 : 윤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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