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반
자판에 긴 글도 치고
상록중·고등학교 동아리활동 중에서
우리 컴퓨터반을 소개하겠습니다.
우리 반에는 열 대의 컴퓨터가 운영 중입니다.
장소가 협소하여 옆에 기증받은 중고컴퓨터를 쌓아두고서도
놓을 곳이 없어서 열 명의 학생만 차지할 수 있습니다.
우린 고등학교 3학년이란 특혜로
원하는 학생 5명이 같이 배울 수 있었고요,
남은 컴퓨터 5대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서 뽑혀왔습니다.
처음 켜고 끄는 것도 모르던 우리들에게
고석인 담당선생님께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컴퓨터 본체이고,
이건 모니터,
이렇게 이메일 번호를 만들며 골뱅이,
비밀번호를 잘 가르쳐주십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은
자판에 긴 글도 치고,
산성비 쏟아지는 것도 틀리지만 따라 칠 수 있고,
상록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사진도 검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고 너무 좋습니다.
고석인 선생님은 현재
인터넷쇼핑물 사업을 하시는 회사 사장님입니다.
포탈 가방 도매업을 하는 개인회사로
바쁜 중에도 금세 끝나는 한 시간이 너무 짧아
선생님과 우린 늘 아쉬움을 안고 끝납니다.
끝날 때는 그냥 끄고 일어나 나갈 수 없습니다.
선생님이 문을 막고 서서
이메일 주소나 비밀번호를 외워야 내보내 주십니다.
메일과 메일비밀번호가 항상 헷갈려서
몇 번씩 줄 뒤에 다시 가서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반에 돌아오면
4교시 수업이 시작된 후에 들어가서
수학선생님이 큰 소리로 이메일 주소
외우고 다니라고 놀리시고 웃으십니다.
머리를 드라이클리닝 하고 싶습니다.
무엇이건 젊어서 열심히 배우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젊었을 땐 내 머리도 좋았었는데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컴퓨터를 알아가며
자상한 선생님의 교육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컴퓨터반으로 하세요.
평소 맡은 반에서 열심히 공부하시고
순서 되면 꼭 오세요. ♧
고3 정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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