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수필
남한산성 봄의 향연
고 27회 공 현 경
시험이다 뭐다
지쳐있는 심신을 겨울먼지 털어내듯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마음에서
남한산성 문학기행에 합류했다.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거점이었고,
우리 민족사의 중요한 국방요충지였고,
조선시대까지의 그 역할이 인터넷정보에 나와 있다.
그러나 복잡한 역사는 뒤로하기로 하였다.
입구에서부터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진달래 온갖 꽃들이
일렬로 서서 환영하고 있었다.
봄의 향연에 취해서
들뜬 마음으로 산성을 돌아보니
중국엔 만리장성이라면
우리에겐 남한산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대하지는 않지만
적을 무찌르기 위한 방패막이 벽으로 조성한 게 그렇다.
선배들이 해주신 정성어린 쑥버무리와
꽃과 대추로 예쁘게 장식한 술떡도 맛있게 먹었다.
점심으로는 식당에서 영양식오리로 식사도 했다.
조각공원을 돌다보니
근엄한 돌상도 있었지만
온갖 장난스런 표정도 있어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누구의 솜씨인지는 모르겠지만!
산 중턱에 있는 나무들에겐 새잎이 돋아나고 있기도 했다.
밉상스런 청솔모가 분주히 나무에 오르내리고
예쁜 새들도 고운 목소리로 재잘거린다.
친구들은 한쪽에선 나물을 뜯고,
한쪽에선 꽃을 주워 쓰고 온 모자에 장식하느라 정신없었다.
이것이 봄의 향연이 아닐런지!
많이 걸었더니 피곤했지만 즐거웠다.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기대 내려올 때
창밖은 여전히 형형색색 꽃나무들이 줄지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다음에 다시 보자고.
나무들이 휙휙 지나는 차 안에서
먼 곳을 응시하며 엠피쓰리를 들었다.
<친구>라는 노래가 흐르기에 같이 읊어보았다.
먼 산 저 너머에 실개천이 흐르던 고향 /
자네와 난 미래를 꿈꾸며
그 길을 밤새 걸었지. /
때로는 다투기도 했었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우정이란 보석보다도 소중한 선물!
오늘 저녁엔 마냥 아름다운 꿈속으로 돌아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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