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편지
아빠 건강이 우리 가족 건강
상록야학후원회, 동아고 3 이 성 은
아빠 안녕하세요?
저 단추구멍 성은이예요.
특별히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이렇게 편지를 써요.
특별히 편지니까 존댓말을 쓸게요.
아빠, 사실 아빠한테는
편지랑 선물 안 드리려고 했어요.
주일날 부침개 갖다드렸더니
칭찬은커녕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그리고 독서선생님 권유로 책 읽고 있었는데
그것도 욕먹고
그래서 또 편지랑 선물 드리면
이딴 것 필요 없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할 것 같아서요.
‘할 것 같아서요’가 아니라 그렇게 말하겠지요.
그래도 제가 아빠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쿨하게 넘어갈게요.
잘 이해는 안 되지만
그게 아빠나름의 사랑방식이니까요.
전에 오빠 일로 한바탕 하고 난 후에
아버지가 제 방에 와서 한 얘기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아빠가 한 얘기가 100% 다 이해되진 않지만
그래도 아빠가 먼저 와서 그렇게 말해준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어요. 적어도 제게는요.
어쩔 때 아빠는 너무 커서
도저히 꿈적도 않는 그런 바위 같아서
가끔 저를 참 속상하게 해요.
그래도 저는 아빠가 저를 사랑하는 걸 알 듯이
아빠도 제가 얼마나 아빠를 사랑하는지 아시죠?
그런 의미에서 아빠! 컴퓨터 하시는 거,
티브이 시청하는 거 시간 좀 줄이세요.
엄마가 그러는데
예전엔 아빠 책도 많이 읽고 그래서 멋졌다는데,
요즘은 책 읽는 모습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거 같아요.
전 아빠가 취미를 갖고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하셨으면 좋겠어요.
아빠는 맨날 은연중에
그런 걸 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하시는데
요즘 세상에 아빠 나이면 청년이예요!
그러니 아빠 제발,
아빠도 더~ 즐겁게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건강 조심하세요.
스트레스나 분노는 질병의 근원이래요.
아빠가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아빠의 건강이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이니까요.
나중에 제가 일 해서 돈 벌면 효도관광도 시켜드리고
맛난 것도 많이 사드릴게요.
아빠! 딸 한다면 하는 여자랍니다.ㅋ
아무튼 아빠 감사하고, 사랑해요.
막 횡설수설 두서없이 썼는데 이해해주세요.
그럼 소녀는 물러가겠나이다.
귀염둥이 막내딸 성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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