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隨筆) 상록야학 검정고시
봄날
고 27회 이 규 례
앞산 뒷산이 꽃 사태로 들뜨던 봄날
오랜만에 친구들과 봄나들이 나섰다.
희뿌연 하늘이 시샘 하는가
바람이 곱게 빗은 머리 확 헝클더니
같이 동행하자고 살랑살랑 머리카락 흔들며
꽃잎 눈 되어 휘날리더니
순간 돌변하여 처참하게 나뒹군다.
연두색잎 무성한 줄기 싱싱한 잎
너울너울 춤추는 이파리 이파리 틈새마다
사랑 먹은 열매들이 오롱조롱 매달렸다.
그 열매 연두색 옷 입고
탐스럽게 얼굴 내밀며 나들이 나온
아가씨들에게 손잡고 동물 구경하잔다.
한낮 호랑이들 큰 바위에서 낮잠을 자고
사자는 위엄 있는 자태로 어르렁어르렁!
기린은 미스코리아 출전하려는가?
긴 목을 빼고 워킹연습 하듯 걷는 모습이 우아하다.
물범 점돌고래는
배를 드러내 발라당 눕고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배영을 하고, 유턴도 잽싸게 잘한다.
돌고래 하차!
나무 그늘 자리 잡고
저마다 싸온 도시락, 주먹밥 겉절이
보쌈 상추 쌈장 뷔페가 따로 없다.
죽 늘어놓고 선생님들과 체면 따위 없이
입 안 가득 미어지도록 먹는 이 맛!
냠냠쩝쩝 식사는 끝이 나고
무심코 하늘을 보니 파란하늘 시원한 바람,
샘물길어 이 물이 약이 되려나 하늘 섞어 마셔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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