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 실린 푸른그루
박 용 준
한 해 달력이
드디어 마지막 손바닥을 짝 펴 보이며 손사래를 칩니다.
찬바람과 맞서며 끝까지 매달렸던 잎이 떨어지고
다시 새봄을 기약하는 솜털새눈을 장만하는 나무의 가지처럼
우리 상록학교가 회기동을 마무리하고 이문동의 시대로 도약하게 되었습니다.
1989년 12월 이래로 회기동 야학거리 약 21년,
만 221개월의 시대를 고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15회부터 38회, 고등학교 5회부터 28회 각 21회씩
중·고 동문을 배출하였습니다.
1990년대 초 10대를 포함하는 20대와 30대 중심의 학생층이
지금은 50대와 60대들이 그 중심을 이어가는 등 학생층의 변모도 놀라웠습니다.
그 동안 발간된 교지 <푸른그루> 23권,
상록신문 <우리들의 이야기> 153호를 발간하였습니다.
더불어 온 그 사이에 교지는
상록학교의 안내서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교지에 실린 소식이나 평론, 제언, 조언, 주소록, 회칙, 발자취,
학생의 시, 수필 등 문학작품, 학급이나 모둠, 교과소개 등
모두가 상록생활의 이정표가 되는 소중한 내용들로 채워왔습니다.
이런 많은 상록의 사료적 가치를
상록교사, 학생, 졸업생, 전직교사, 후원회원님들의
물심양면 격려와 상록가족 모두가 손을 모아 만든 저작(著作)입니다.
이런 소중한 교지 푸른그루가
상록가족 모두에게 소중하게 더 많이 읽혀서
한 뜸 한 뜸 저고리를 지어내듯 바느질해준
교지편집부의 숨결이 바르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누구도 선듯 나서서 일하기를 꺼려하는
교지 푸른그루의 알찬 내용을 꾸며준
교지편집부 부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23호 푸른그루가
상록야학 이문동시대의 바른 길잡이가 되어
또 다른 상록야학의 토대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푸른그루 23호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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