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서
유 제 월
오늘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엠티를 가는 날입니다.
아이들이 엠티 가는 짐을 싸는 걸 도와주기는 했지만
나를 위해 짐을 싸는 것은 처음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잠옷으로 추리닝을 준비하고 한 벌의 옷을 더 준비해갑니다.
4시에 청량리역에 모여 기타로 떠납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청과물시장에 가서 귤과 단감을 사가지고 오다가
발을 헛디디었습니다.
발목이 아팠지만 참고 역에 가보니
담임선생님 두 분과 반장님과 몇 분의 학생분들이 와서
기다리다가 어서 오라고 반겼습니다.
우리 일행은 기차를 타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오랜만의 기차여행,
그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귤을 나누어 먹고 깔깔 대며 웃다보니
어느 새 목적지인 대성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짐을 메고 손에 들고
다시, 캠프장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20분 정도 시골길을 달려 도착하였습니다.
시골의 맑은 공기와 신선함이
마음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숙소를 정하고 가지고 온 짐을 정리하면서
아직 도착하지 못한 다음 팀을 기다리며
떡을 나누어 먹고 집에서 담가 온
오디술을 한잔씩 맛을 보고
상추와 고추를 씻으며
삼겹살을 구워먹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식사 후 캠프파이어는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에 취소되었습니다.
우리 중1 모두 한방에 모여
빙 둘러 원을 그리고 앉아 자기소개와 함께
짝짓기게임을 시작했습니다.
5명,
6명,
서로 긴장하면서 재미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래도 들었습니다.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었습니다.
정연오 담임선생님의 빨간 티 깜짝쇼와
한문선생님의 짓궂은 장난,
몸은 중년이지만 14세 중학생 마음.
한 학우는 1호선 4번 출구 학생으로 변장
하트바지 차림에 윗도리에는 혹을 만들어 입고
어릿광대 웃음 폭발,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웃음 속에 게임은 중1반이 1등을 하였습니다.
상품으로 막걸리, 소주, 맥주를 받았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둥글게 원을 그리고 앉아
학교에 오게 된 사연을 각자 나누며
서로서로의 마음에 위로와
사랑을 불어 넣었습니다.
격려하고 끝까지 노력해서
대학캠퍼스까지 가보자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 후 한문, 국어, 사회 여러 선생님께서
방문하시어 한층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는 시간이 아쉬워
국어선생님께서 밖으로 나가시길 원했고,
늦었지만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맑은 공기와 높은 하늘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은 너무 황홀했습니다.
서울하늘엔 별이 어쩌다가 하나 둘 보이는데
여기야말로 별천지였습니다.
그 어린 시절 마당에서 누워보던
그런 하늘이었습니다.
너무 정겨운 마음에
북극성과 북두칠성, 카시오피아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강에 도착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추위도 못 느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담임선생님과 한문선생님,
우리 일행은 아쉬운 마음에
차를 타지 않고 시골길을
걸어 나오며 어제 그 환상의 자리를
뒤로하였습니다.
사진으로 추억을 새기고
아쉬움을 남기며 기차로 집에 왔습니다.
1박2일 짧은 엠티는 끝났지만
뿌듯하고 감동적인 시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들의 희생과 봉사로
우리 엄마들의 늦은 공부에 힘과
용기를 주시고 격려하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희망을 갖고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신
교장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담임이신 정연오 선생님과
김수연 선생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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