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이 너무 짧다
권 옥 연
35년 동안 36회 입학을 마지막으로
많은 휘경동에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이곳 이문동으로 이사를 왔다.
본관과 떨어져있는 우리 별관에는
졸업을 앞둔 고3반과 컴퓨터반이 있다.
컴퓨터반에는
고석인 담당선생님을 비롯해
열 명의 학생이 있다.
깨끗하고 아늑하고 포근한 교실에서
미남이시고 목소리 너무 좋으신 선생님을 모시고
중학교 세 명의 후배님, 고3에서 7명의 반원이
모여서 화기애애하게 컴퓨터를 배운다.
처음 컴퓨터 명칭알기를 배우고
타자연습을 배우고 홈페이지에 들어가기 위해
ID(아이디) 만들기를 배우는 중이다.
이제 시작한 우리 반 모두는
한 가지를 배우면 흐뭇하고,
잘 안 되면
“선생님, 이리 좀 와 보세요.”
하고 부르며 열심히 배운다.
종소리가 울리면
40분이 너무 짧다고 모두들 아쉬워한다.
빨리 배워서 학교 홈페이지에도 들어가고,
메일도 보내고, 댓글도 달고 그런 날이 오겠지요.
컴퓨터반 여러분 많이 배우고 발전해서
선생님과 더불어 기뻐하도록 해요.
상록야학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졸업반이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직장 다니면서
공부하는 재미는 남보다 한 가지
더하는 것 같은 뿌듯함이
피곤함을 잊고 공부하게 했던 것이다.
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우리 가족과 상록의 모든 선생님에게 감사하며
내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교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수업시간에 올 수 있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저녁시간 발걸음을 학교로 향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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