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잃은 유랑민의 비애
- 김동인의 붉은 산
박 순 복
어느 날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김동인의 1933년 작품 <붉은 산>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삵이란 별명을 가진 주인공 익호가 있다.
황량한 만주벌판에 터전을 잡고
고국을 그리며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우리 민족의 이야기이다.
그리움과 외로움을 견디며
마음에 간직된 소중한 조국을 희망삼아
살아가고 있는 삵의 이야기이다.
그 고달픈 삶속으로 찾아든
삵은 누구한테도 인정받지 못한다.
마을사람들은 삵이 무서워서
의식주를 제공하면서도 눈총을 주고 미워한다.
이렇게 싫어하지만,
삵은 그걸 느끼지 못하는 망나니처럼
횡포를 부리며 제멋대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의 겉모습과는 다르게
드러내지 않은 속마음에는 동포애나 애국심이
누구보다 강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조국의 붉은 산천을
그리워하며 죽어가는 삵의 모습이
애처럽고 측은하여 덩달아 울분이 솟았다.
조국을 떠나보면 누구라도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리라.
조국을 잃고 떠도는
유랑민들의 애환을 통해
조국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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