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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월의 흔적 - (235)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4-03-10 07:05
조회수: 2892 / 추천수: 777
세월의 흔적
남 행 자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덥고 지루한 긴 여름이었다.
아직도 여름은 미련이 남아서인지
초록색을 다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데
가을은 벌써 저만치 가고 있구나.
가을하늘은 아주 높고 푸르고 맑게 개이고
오곡이 무르익느라 춤을 추고 노래하네요.
황금들녘에는 허수아비가 춤을 추네요.
이 가을에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서
코스모스 핀 길가에 노란융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네요.
이 가을에 생각나는 한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나 청춘은 아름다웠지요.
이 가을이 지나가고 또 겨울이 오면
나의 모습은 그 얼마나 초라할까요.
세월의 흔적은 나를 자꾸 조급하게 하네요.
세월이 지나가면서
그동안의 나의 모습은 가져가고
세월 흐른 겉모습만 남기네요.
내 마음 이십대 그대로인데!
아직도 나의 마음은
떨어진 낙옆을 주어드는 소녀이니까요.
그 낙엽을 책갈피에 끼워 두고
가슴을 두근두근 셀레고 있는데!
세월아!
이제는 나의 겉모습만 가져가지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데려 가려무나.
세월이 지나면 나는
또 얼마나 지난 세월을 그려 보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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