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최 정 순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꽃을 보며 봄인가 했더니만
신록을 보니 어느 새 또 다른 계절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선생님!
그 동안 잘 지내셨어요?
진즉 연락을 못 드려 죄송합니다.
제 건강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많이많이 아쉬워서 정리하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제 건강으로는 학교 다니는 게 조금은 무리였나 봅니다.
치료하는 것도 아니고
약으로도 안 되는 병도 아닌 것이
규칙적인 생활만이 보약이고 특효약이랍니다.
언제 부턴가 불면증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에는 정상적인 생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녁에 제시간에 푹 자줘야 면역력이 많이 생긴다는데
학교 다닐 땐 보통 1시~2시가 넘어서 자곤 했지요.
그 아름다운 인연들과
언제 다시 만나 같이 공부할 수 있을까?
그저 아쉬운 마음뿐입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없음의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조금 더 잘해 볼 껄.
조금 더 열심히 할 껄,
때늦은 후회도 밀려듭니다.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한 자 한 자 배워가면서 알아가는
그 기쁨 뿌듯했고 행복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록에 처음 접수하러 가던 날,
반갑게 맞아주셨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상록에서의 즐거웠고
아름다웠던 것들만 기억하렵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3월 일
최정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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