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김 향 옥
어머니 들리시나요?
막내딸의 간절한 외침의 소리가.
이 외침은 어머니가 떠나신 지 어언 20여 년
모습마저도 기억 속에 희미해져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무너져옵니다.
이른 새벽 별을 보고 들에 나가셨다가,
늦은 저녁달을 보며 집에 돌아오시던 나의 어머님.
그곳의 생활은 어떠하신지요?
이곳의 근심걱정 다 잊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하신지요?
어머님 떠나실 때 30이던 막내딸은 이제 나이 50을 넘기고 낙엽 줄에 섰습니다.
어머님 죄송합니다.
살아오면서 즐겁고 행복할 때는 어머님을 잊고 살다가
삶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면
‘어머님’ 부르며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오열을 토해내곤 했습니다.
어머님은 늘 말씀 하셨지요.
‘애야, 씨가 좋아서 나의 자식들은 네 마음고생 시키지 않을 거다.’
어머님 말씀대로 천사 같은 막내사위 가장노릇 잘 하고 있고요!
큰손자는 직장 따라 자기 갈 길 찾아서 떠나가고
작은놈도 대한민국의 건실한 청년으로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아~ 참!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네요.
막내딸 초등학교도 졸업 못 시켜 주셔서 늘 안타까워 하셨지요?
‘어머님, 기뻐해주세요.’ 저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오늘은 저희 학교에서 일 년에 한번씩 백일장을 여는 날이라서
국립중앙박물관 뒤뜰 잔디밭에 배 깔고 엎드려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던 지난세월 머릿속에 그려보며
이렇게 어머님께 편지를 쓰고 있는 거예요.
가을하늘이 참 맑네요!
한가로이 떠다니는 뭉게구름 몇 겹 걷어 내고 나면, 울 엄마 모습 볼 수 있을거나!
울 엄마 구름사이로 내 모습 보고계실지도 모르는데
주책없는 눈물이 앞을 가려 엄마 모습안 보이네요.
어머님!
저는 어머님 모습을 뵈올 수 없어도
어머님은 제 모습 보고 계시지요?
매일 일만 하시느라고 가을 단풍님이 얼마나 어여쁜지도 모르셨을 터인데,
오늘은 마음껏 구경하세요.
담 너머로 보이는 단풍잎이 정말 곱네요.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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