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서 -
직장인 교사로서 바라보는 상록학교
상록야학은 1976년 9월 27일
새마을 상록중학교로 이문1동사무소에서
학생 36명과 교사 8명으로 시작하였다.
1985년 9월 1일 상록고등학교가 개교되었고,
1989년12월17일에는 회기 전철역 입구의 현재 건물로
상록 중․고등학교가 이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 야학에는 직장인교사가 전체교사 40～50명 중 1/3 정도이다.
대학․대학원생으로서 봉사하는 학생교사의 구성비는 60% 이상 된다.
학생수는 중․고등학교 과정 각각 2개 반씩 4개 학급에 150명이 넘는다.
수업은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20분까지 40분씩 4시간 실시된다.
시험 때는 주말 보충수업도 있다.
야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직장인교사와 학생교사가 다를 수 있다.
물론, 같은 눈으로 보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야학에 오게 된 동기, 수업방식, 학생들과의 관계 등
여러 면에서 공통점과 상이점이 있을 것이다.
다만, 열정과 순수함만큼은 거의 같을 것으로 본다.
직장인교사로서 바라보는 상록학교의 모습은
첫째, 꿈과 희망이 있는 공간이다.
이루어질 수 있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음의 고향이며, 안식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둘째, 상록의 교실은 비록 낡았지만,
학생과 교사들 대부분은 몸과 마음이 싱싱하고 정열이 넘친다.
여기에는 순수와 열정이라는 자양분도 있다. 서로 배워나가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셋째,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전 과정을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전인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야학(夜學)이다.
홍익이념을 실천하는 교육기관이다.
넷째, 바쁜 가운데에서도 사람 냄새나는 데, 값진 땀 냄새나는 곳이 여기 상록야학이다.
직장인 교사로서의 한계가 있다면, 시간을 모두 쏟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사회의나 MT, 등산, 체육대회, 소풍, 모둠활동 등 특별활동,
야학탐방, 학급회의, 정기간행물의 발행, 시험,
상록의 밤이나 일일호프, 졸업여행이나 수학여행, 신입생모집 광고작업,
교사교육, 졸업식과 입학식, 송년의 밤 등 모든 행사에 참석할 수가 없다.
직장인교사들이 꼬박꼬박 다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에
학생교사나 학생들이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다.
반면, 직장인 교사들도 수업준비는 나름대로 충실히 한다.
할 수 있는 최대한 범위 내에서 자료를 준비하고,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교사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살아온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눈높이 교육이 가능하다.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나도 일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을 쪼개 수업준비를 한다.
매주 핵심개념을 정리한 프린트를 나누어준다.
기본개념은 따라서 읽고 써보도록 지도한다.
문제도 풀어보게 한다.
생활 속의 사례를 끌어오거나, 살아가면서 같이 생각해야 할
사항도 연계하여 설명하고자 노력해본다.
그래서, 여러 학생들로부터 반응이 좋을 때는 보람도 느낀다.
반면에, 가끔 수업에 빠지는 학생들이 있을 땐 서운하기도 하다.
못 오시는 분이야 다 사정이 있겠지만…….
학생교사님들! 미쳐야 미친다니, 미쳐봅시다.
젊고 아름다운 학생교사님들!
미친 선생님들! 최선을 다해 더 미쳐보시죠.
함께…….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최흥효는 조선중기의 명필이었다.
그가 과거를 보러가서 답안지를 쓰는데,
우연히 그중 한 글자가 왕희지의 글씨와 꼭 같게 되었다.
평소에 수백 수천 번을 연습했어도 종래 안 되던 글자가
우연히 휘두른 붓끝에 왕희지를 방불케 되었다.
제 글씨에 제가 도취되어 그 글씨를 보고 또 보았다.
차마 아까워서 답안지를 제출하지 못하고,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다.
우연히 같게 써진 한 글자 앞에서 그는 입신출세의 꿈마저 까맣게 잊고 말았던 것이다.』
그저 남들만큼 해서는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없겠죠.
그 순수한 몰두와 성취의 기쁨 앞에서 과거에 급제하겠다는
야망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죠.
학생교사님들은 이왕 야학에 오셨으니 많은 걸 보고,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가르치는 것 외에 더 많이 발전하셔야죠.
- 계속 -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