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촛불식(중30회)3
장소 : 우이동 옥류정
사회 : 김동철
정리 : 박용준
이정임 - 저요? 감사합니다. 이만!
사 회 - 이정임 엄니! 얼굴 좀 자주 보여주세요. 그리고 우선 한 말씀 하시구요.
이정임 - 귀한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석 안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해요.
이순옥 - 이순옥입니다. 하나님께, 교사, 급우 모두 감사드려요.
제 개인적 얘기를 할래요.
어릴 적 아버지가 경찰이셨는데 오빠가 소아마비에요.
저는 그 후 7년이 지나 태어 났구요. 그때 아버지는
“우리 순옥이 대학 보내줄게!”
하시곤 했는데 사고로 일찍 돌아가시고 말았어요.
저는 향학열은 불탔지만 상급학교 진학을 못 했어요.
중학교를 중퇴하고 항상 못 배운 한에 맺혀 살면서도 여건이 힘들었습니다.
커서는 부모역할 때문에, 체면 때문에 공부를 못 했어요.
밤에 꿈을 꾸면 내 자리가 어디에도 없었어요.
부산 교회에서 10년 동안 찬양 봉사를 했어요.
그러다 남편 직장 따라 서울로 오게 되었어요.
그때 제일먼저 눈에 띄게 된 것이 회기동에 있는 상록야학이었어요.
이거구나 이제 때가 왔구나.
감사하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지요.
교사님들 무보수에 피곤할 텐데, 공부, 직장 그런 봉사에 감사 드리구요.
급우들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동생들까지요.
모두들 가슴 저린 사연이 있을 겁니다.
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해요.
저의 꿈은 아버지의 뜻이기도 했던 대학 가는 길입니다.
어떤 장애물도 제 앞을 막지는 못 할 것입니다. 걸어 걸어가렵니다.
이한종 - 같이 동행한 처남의 딸램이에게, “우리 자기야!” 하고 애가 다 커서 서로 친하게 지냅니다.
그 애가 대학교 영문과 다닐 때가 엊그제였는데 이제는 자기라고 못 하겠습니다.
김동철 샘과 통화를 하면서 갈까 말까 애들과 갈까 말까 하다가 허락 맡고 왔습니다.
작년 엠티에 한말이 생각납니다.
어렸을 때 배웠으면 얼마나 잘 이해하고 많이 배웠을까?
여기 제 나이에 학교생활 제대로 대학코스 밟았다면 국회의원, 장차관은 했을 겁니다.
시기 잘못만나 그랬는데, 이제라도 상록에 와서 공부하다보니,
어디서 영어스펠링이라도 보면 지금은 어느 정도 저게 어떻게 발음되고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가 됩니다.
좀 결석이 많은 편인데 후회가 됩니다.
앞으로 하루도 빠지지 말고 배워서 늙기 전에 이뤄야겠습니다.
제가 화요일에 못 나와서 영어시간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검정고시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저 사람이 저 정도는 알고 있구나.
하는 인정을 받기 위해 써먹을 만큼은 배워야겠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가 제 환갑입니다.
그때를 위해 열심히 하고 상록식구들과 환갑잔치를 하고 싶습니다.
사 회 - 상록 졸업하는 날 하세요.
지남주 - 여러분들이 얘기를 들으니 여러 생각이 납니다.
여러분들과 인연이 깊음을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여러분들과 상록이 함께 시작하고 담임되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처음 담임 제안이 왔을 때 망설였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담임 안 했으면 어쨌을까 생각돼요.
상록에 온 것이 인생에 행운이 전환점이 되었어요.
저만을 위해 바쁘게 살아온 제가 사회봉사를 위해라기보다
저를 위해 왔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사랑받고, 담임이고 그렇습니다.
부모님 같은 학생분들을 보면서 과연 제가 자격이 있나 반성도 됩니다.
조금 있으면 검정고시 여러분들도 긴장이 되시지요?
저도 여러분들을 위해 노력하려고 하지만 처음보다 바빠서 안타깝습니다.
지금 배우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랍니다.
정말 부끄러운 것은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현주 - 교사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고생 많이 하시는데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따르겠습니다.
사 회 - 다음은 마음을 가다듬었으면 김영해 씨, 이번에 하시죠.
김영해 - 처음엔 주변 사람들 모르게 시작했죠.
그런데 어쩌나 모두 알아버렸어요. 그 바람에 시동생은 참고서를 사다주면서
“형수님, 안 붙으면 안돼!”
라고 합니다.
꼭 합격해서 대학가면 등록금도 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자기가 웬만하면 밥을 해먹고 갑니다. 아이들도
“엄마만 위해 공부해!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다 할게.”
합니다.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마음으로 느끼며 알파벳도 모르던 제가
제 이름을 영어로 쓰면서 이제 조금 더 세상을 아름답게 아름답게 살 수 있구나를 느낍니다.
사 회 - 오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서 우리 각자 모두에게 다짐의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우리 반 졸업하는 모습 보여줍시다.
지금처럼 열심히! 자 지금부터는 무거운 얘기 하지 말고, 한잔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정임 - (잠시 기회를 얻어서)제가 여러 샘들이나 언니들께
버릇없이 굴었던 거 자식 같고 언니 같아서 그런 것이니, 예쁘게 봐 주세요.
황민주 - 처음 상록에 올 때 가족들과 한 약속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여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대학에 꼭 가겠다는 약속입니다.
처음에 가졌던 그 마음이 지금은 많이 게을러지고 나태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족만이 아닌 매 수업마다 힘든 내색 없이 열과 성을 다 하시는 선생님들과
우리 반 식구들의 사랑과 관심이 저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상록과 맺은 이 소중한 만남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제 인생의 아름답고 소중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렵니다.
여기 계시는 선생님, 언니, 오빠, 친구, 동생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일 동 - 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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