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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검붉은 그리움의 터널 - 이장춘(428)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5-07-15 07:48
조회수: 2295 / 추천수: 483

검붉은 그리움의 터널
지리교사 이 장 춘

사월에 활짝 피는 걸 보니
마량리 동백은 꽃이다.
진초록 때깔에 거침없는 핏빛 자국
가녀린 동박 눈시울도 붉다.

노란 몽오리 품은 섬뜩한 꽃잎
다섯장
다섯장
다섯장……
침으로 잘 버려진 망나니 칼에
목 부러지듯 뚝뚝 떨어진다.

짙은 그리움에 새는
꽃술에 다릴 기대고
오백년 기다림에 잎은
오늘처럼 무겁게 피었다 진다.

바닷바람은 나이 많은 조경사 검붉은
그리움의 터널을 만든다.
가지는 낮고 잎은 둥글게
넉넉한 그리움의 동백숲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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