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
큰형님께
반정자
먼저 뭐라고 불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주머니라고 하기엔 친분이 없어 보이고
언니라고 부르기엔 연령차가 있어서 많이 고민하다가
그냥 큰 언니처럼 생각하고 큰 형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언짢으시더라도 양해해주시고 좋은 명칭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큰형님,
사람의 인연이 참 묘합니다.
듣지도 뵙지도 못한 분을 상록 학교를 통해 알게 되고 편지까지 주고받으니 말입니다.
형님과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너무 나서지 않도록 애쓰겠습니다.
형님 편지를 받고 보니
제가 많이 형님을 섭섭하게 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알았지,
형님 마음을 알지 못했다는 겁니다.
보시기에도 순박하기만 하고 뭘 모르게 생겼지요?
호호, 애교로 봐 주세용!
그리고 저도 형님과 짝이 되어 참 좋습니다.
그 연세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사고,
꾸밈없는 노력의 마음 등 본 받고 싶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제가 형님복이 있어 좋은 분을 짝으로 만난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가르쳐 드릴 게 있으면 기쁘게 여길 테니,
형님도 저가 몰라서 질문하면 귀찮으시더라도 외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큰 형님!
우리 마음으로 맺은 인연 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멀리서 오고 가실 때 감기 조심하시고,
형님 평생에 건강 잘 지켜나가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학교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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