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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눈빛에 풍기는 형형한 문학의 향취
이 옥 희
남한산성을 찾아 청담대교를 건너 10여분 달리니 성남시내가 나왔다.
다시 그 시내를 가로질러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능선을 넘고
남문을 지나니 가까이에 만해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남한산성은 전국 1700개 산성 중 하나로
8도 승려들이 호국정신과 민족자주, 실학의 터전으로 축성하였다.
이곳엔 자주 찾아왔었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만해의 자취가 주옥같은 글들 속에 제각각 차지하며 형형한 문학의 향취를 내고 있었다.
이 기념관 여러 유적들에는 암울한 민족의 시련속에
지칠 줄 모르고 항거했던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이렇게 귀중한 자료는 바로 만해의 호국 정신을 기리며
한평생을 만해 한용운 연구에 몰두한 전보삼 신구대학교 교수가 꾸려놓은 전리품이다.
기념관에 들어서자 기념관을 안내해주는 언니가 있어
궁금한 것은 설명해 주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구입할 수도 있었다.
이곳엔 만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과정, 수행의 길을 가시고
독립운동을 하신 내용, 감옥에서 지도력으로 호소하신 말씀 등
주옥같은 글들이 왼쪽 오른쪽 벽면에 자세히 배치되어 있었다.
또 한편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어
글을 읽지 않고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유리관으로 제작한 중앙 전시관에는 일제시대 금서였던 책
“님의 침묵” 초간본, 세계 여러 나라의 말로 번역된 만해의 시집,
각종 불교저술들이 진열돼 있었다.
3.1 운동당시 옥중생활상과 그의 투쟁을 보여주는 각종
신문자료 들과 후학의 만해 관련 연구, 학술 논문 등도 있었다.
1962년 정부가 준 건국공로 최고훈장 ‘대한민국장’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꼿꼿한 성격과
스스로 견디며 권리를 찾겠다는 정신을 드러내는 옥중 투쟁 3대 원칙이 있었다.
- 보석을 요구하지 말라
- 사식을 취하지 말라
- 변호사를 대지 말라
라고 해서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했던 만해의 성품을 배울 수 있다.
기념관에 전시된 특이한 시를 한편 발견할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내 자랄 때 만리포에 지천으로 피던 꽃을 노래한 만해의 ‘해당화’란 시이다.
바닷가에서 여름 내내 피고 지는 해당화 꽃에다,
나라를 걱정하며 그 고통 속에서 아파하던 마음을 시로써 다소 표현하시고자 하신
진정한 아픔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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